김지영.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SK 네트웍스의 후원을 받고 있는 김지영(24)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7억 원) 정상에 오르며 통산 2승째를 수확했다.

김지영은 28일 경기도 포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 가든·팰리스 코스(파72·650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그는 박민지(22)와 2차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우승 상금 1억4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대회 전까지 62위였던 상금 순위를 6위(1억7198만4429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2017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규 투어 첫 승을 거둔 김지영은 3년 1개월 만에 통산 2승 고지를 밟았다.

◆‘되는 날 플레이’ 보여준 김지영

포천힐스 컨트리클럽 가든·팰리스 코스는 산악 지형에 도전을 요하는 홀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김지영과 박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김지영은 어려운 홀이었던 17번홀(파4)에서 파 세이브를 하며 박민지와 1타 차 간격을 유지했지만, 이어진 18번홀(파5)에서 다시 파를 기록해 버디를 잡은 박민지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1타 차로 추격하던 이소미(21)가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내면서 연장 승부는 김지영과 박민지 둘의 대결로 꾸려졌다. 18번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버디로 무승부를 기록한 김지영과 박민지는 2차 연장에서 승부를 결정했다.

김지영은 세컨드 샷을 홀 컵 6m 거리에 붙인 반면, 박민지의 세컨드 샷이 왼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카트 도로 쪽으로 향했다. 김지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6m 거리 이글 퍼트를 성공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영(40) SBS 골프 해설위원은 “박민지가 연장 2번째 승부에서 유틸리티로 세컨드 샷을 했는데 흔들렸다. 반면 김지영은 아이언 샷으로 공을 좋은 위치에 올려놨다”며 “우드나 유틸리티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홀에선 아이언을 잡고 칠 수 있는 김지영 같은 장타자가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김영 위원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승부였다”며 “김지영은 시작부터 샷이 예사롭지 않았다. 중간에 파 세이브를 따내는 롱퍼트도 보여줬고 롱 버디퍼트, 칩인까지 안보여준 플레이가 없다. 특히 17번홀에선 보기를 범할 수 있었는데 완벽한 퍼트로 파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때 우승 예감이 들었다. 되는 날이었다”고 총평했다.

◆9차례 준우승 아쉬움 해소

김지영에게 이번 우승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여태까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우승은 한 번이었지만 준우승은 무려 9차례나 했다. 지난해에만 준우승이 4차례 있었고 이 대회에서도 2017년 준우승한 경험이 있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14일 제주도에서 막 내린 S-OIL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되면서 1라운드까지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바람에 우승 기회를 날렸다.

김지영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기분이 정말 좋다. 작년에 우승을 하지 못하고 준우승만 4차례 했는데 너무 욕심을 내왔던 건 아닌가 했다. 그래서 멘탈 코치님에게 도움도 받고 스윙도 교정했다”며 “사실 이번 시즌 시작하기가 두려웠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선 코스를 즐겼다. 동반 플레이한 선수들과 재미있게 공을 쳤다. 버디 기회에서 버디도 낚으니 긴장도 풀렸고 그래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민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지영은 “3, 4라운드와 연장전에서 모두 (박)민지와 함께 플레이했다. 친하고 좋은 후배다. 경기 중 끝까지 재미있게 공을 치자고 대화했다. 좋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는 장타자이다 보니 그 점을 살리려면 더 많은 운동을 해서 그걸 유지해야 했다. 비 시즌 때 체력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렇게 성장했다”고 털어놨다. 김지영은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답게 올해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위(258.8750야드)에 달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그린 적중률은 보완 과제로 남았다. 71.2121%(61위)까지 떨어진 그린 적중률을 지난해(76.6013%ㆍ8위) 수준으로까지만 회복시켜도 향후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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