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전미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고(故) 전미선은 지난 해 6월 29일 오전 전주시 고사동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호텔에서 시신을 검안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소속사 보아스 엔터테인먼트는 “전미선 씨가 올해 나이 50세로 운명을 달리했다”라며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전미선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망 4일 전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도 참석해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전파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개봉을 앞뒀을 뿐 아니라 하반기 방송되는 KBS2 ‘조선로코-녹두전’의 출연도 확정해뒀을 만큼 향후 활동 계획도 잡혀 있었기에 충격은 더했다.

1970년생인 전미선은 1986년 베스트극장 ‘산타클로스는 있는가’로 데뷔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며 연기파 배우로 활동했다.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육룡이 나르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마더’ ‘살인의 추억’ ‘연애’ ‘숨바꼭질’ 등에 출연했다.

고인의 유작은 지난 해 7월 개봉한 ‘나랏말싸미’다. 극 중 불심이 깊은 세종대왕의 부인 소헌왕후 역을 맡아 우아하고 근엄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나랏말싸미’는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 ‘아름다운 배우, 고 전미선님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자막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살인의 추억’에 이어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송강호는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극 중 천도제 장면을 찍을 당시 부친상을 치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전미선까지 세상을 떠나)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있다”고 슬퍼했다.

박해일 역시 “개인적으로 선배님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해서 너무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고인과 영화 ‘살인의 추억’ ‘마더’ 등을 함께 한 봉준호 감독은 ‘나랏말싸미’ 감상평에서 “전미선 배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며 “흰 눈이 흩날리는 그녀의 마지막 쇼트가 유난히도 아름다웠다는 얘기만을 남긴다”라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전미선의 1주기가 다가오자 지난 23일 배우 서유정은 자신의 SNS에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 예고 중인 ‘나랏말싸미’ 촬영 사진을 올리며 “언니가 나오시는 영화, 잘 지내고 계시죠?”라며 “말 안 한다고 모르는 거 아니고 잊고 있는 거 아니다. 매일은 생각 못 하지만 잊지는 않고 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언니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아프지 마세요. 늘 후배에게 선배처럼 대하지 않았던, 늘 신경 쓰며 사람을 대했던 전미선 배우”라고 고인을 떠올렸다.

이어 24일 배우 김나운은 자신의 SNS에 “내 친구 미선이 너무 그립다. 전화하면 받을 것만 같아. 그곳에서는 편하게 있는 거니? 우리 같이 늙어가고 시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쓸쓸히 비가 온다 미선아”라는 글과 함께 고 전미선과 함께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김나운 인스타그램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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