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관련 문책인사 단행... 조직문화 개선 위한 구조혁신
코레일 대전 본사 전경. /코레일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적 부진 극복과 내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전사적인 구조개혁에 나선다.

29일 코레일에 따르면 여객사업본부장(상임이사)이 사퇴 처리되고 고객마케팅단장과 수도권서부, 동부 지역본부장이 보직 해임됐다. 이는 지난 4월 벌어진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과 관련한 문책인사다.

앞서 코레일은 일부 직원이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고 성과급을 타려는 의도로 신분을 속이고 고객만족도 조사에 참여해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정부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코레일은 이후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에 따라 전(前) 서울본부장 등 관련 간부 2명을 직위해제하고 직원 7명을 해당업무에서 배제 조치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결과에 따라 추가조치가 있을 예정이다.

곤욕을 치른 가운데 지난해 경영 평가 성적 또한 저조했다. 기획재정부가 19일 공개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2019년 경영 평가 결과’에 따르면 코레일은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평가 등급은 최우수(S)로 시작해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미흡(E) 등 6단계로 구분된다. 종합등급이 미흡 이하인 기관은 기재부에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마저 부진한 상황이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1월 28일부터 5월 13일까지 운임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532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레일은 뼈를 깎는 자구안을 강행해 위기를 타개하기로 했다.

먼저 대대적인 인사를 추진한다. 고객서비스(CS)와 마케팅, 관광사업을 총괄하는 고객마케팅단장에 이민철 현 해외남북철도사업단장을 임명했다. 재무경영실장에는 김종현 현 비서실장을, 해외남북철도사업단장에는 이선관 현 재무경영실장을 앉혔다. 후임 여객사업본부장은 향후 공정성과 직무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후보자 발탁 후 선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구조혁신에 돌입한다. 코레일은 노사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문화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에 힘쓴다. 조만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비용절감을 비롯한 강력한 자구노력과 함께 물류사업 등 비효율적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해 전국 12개 지역본부 통폐합도 적극 추진한다. 본사, 현장 구분 없이 전사적 구조혁신을 단행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담조직인 ‘경영개선추진단TF’를 신설해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 전반 문제점을 찾고 뼈를 깎는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국민이 신뢰하는 공기업이 되도록 3만 임직원 모두가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사과의 뜻과 함께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난 28일 철도의 날 기념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 분야가 국민들께 더 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철도 관련 기관들이 더욱 책임 있고 공정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전환점을 맞은 코레일이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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