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즌 첫 슈퍼매치 7월 4일 개막
지난해 10월 ‘슈퍼매치’ 당시 수원 삼성(파란 유니폼)과 FC서울.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사즉생(死卽生). 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이 말은 프로축구 K리그1(1부) 최고 라이벌전 ‘슈퍼매치’를 앞둔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새겨야 할 각오다.

두 팀은 오랜 시간 K리그를 대표한 명문 구단답게 맞대결도 항상 화제를 모은다. K리그엔 ‘동해안 더비’ ‘경인 더비’ ‘현대가(家) 더비’ 등 내로라하는 라이벌전이 많지만 ‘슈퍼매치’ 위상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를 대하는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명성과 비교해 두 팀의 초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9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서울은 3승 6패 승점 9로 리그 9위, 수원은 2승 2무 5패 승점 8로 10위에 처져 있다. 서울은 8라운드까지 5연패에 빠져 있다가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9라운드 1-0 승리로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수원은 최근 두 경기에서 내리 패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언제나 우승 후보로 꼽히던 두 팀의 침체는 2016년 이후 뚜렷해진다. 당시 타이틀을 거머쥔 서울은 세 시즌 간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수원도 2014년과 2015년 연속 준우승하며 ‘1강’ 전북 현대를 위협했지만 2016년부터 상ㆍ하위 스플릿을 오가는 평범한 팀으로 전락했다.

부진을 거듭해도 ‘슈퍼매치’는 늘 열기로 가득했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명승부를 펼쳤기에 리그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선두권인 전북, 울산 현대를 비롯해 중상위권 포항 스틸러스, 대구FC가 상승세를 달리는 것과 반대로 서울과 수원은 하락세다. 최근 두 팀의 연패 속에 가라앉은 분위기가 ‘슈퍼매치’ 기대감을 떨어뜨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열리는 점도 악재다. 충성도 높은 양 팀 팬마저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해 긴장감은 더욱 떨어진다. 이름값으로 연명하던 ‘슈퍼매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 더는 망가져선 안 되는 두 팀이 다음달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0라운드로 ‘슈퍼매치’ 1차전을 벌인다. 대중의 관심이 사라져도 두 팀엔 중요한 일전이다. 살기 위해 상대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

이임생 수원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슈퍼매치’를 앞둔 양 팀 감독의 출사표도 남다르다. 최용수(47) 서울 감독은 27일 인천전을 마친 뒤 “준비를 잘 해서 서울의 본 모습으로 돌려놓겠다”고 ‘슈퍼매치’ 각오를 다졌다. 이임생(49) 수원 감독도 28일 상주 상무와 홈경기(0-1 패배)가 끝난 뒤 “오랫동안 서울을 못 이겼다. 이기기 위해 총력전으로 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2015년 4월 이후 두 팀은 리그에서 16차례 격돌했다. 라이벌전이 무색하게 기세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서울이 9승 7무로 5년 넘게 수원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서울은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려 하고, 수원은 반전의 승리를 바라본다. 사즉생을 각오하는 두 팀의 외나무다리 결투가 다음달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무대로 펼쳐진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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