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 겪으며 안전한 먹거리 수요 늘어나"… 상추 모종 등 매출 '폭증'
삼성·LG, 식물재배기 출시 가능성↑… 2022년엔 시장 규모 20조 넘을 것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한 때 홈쇼핑에서는 콩나물을 가정에서 수경 방식으로 길러 재배하는 '콩나물 재배기'가 인기리에 판매된 바 있다. 안심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먹거리를 길러 보겠다는 심산에 최근 들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재강화 논의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목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건강은 물론 지구온난화, 식량문제 등 환경과 보건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0일 이노션 산하 빅데이터 전담 조직 '데이터커맨드센터'가 발간한 보고서 '지속 가능성을 넘어 생존 가능성'에 따르면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온라인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주요 블로그, 카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추적 조사한 결과 ▲지구온난화(8466건) ▲농업(3626건) ▲식량(1945건) 등의 키워드가 집계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에 보건, 특히 먹거리를 통한 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아진 셈이다.

이노션은 지난 24일 환경문제 빅데이터 분석보고서 '지속가능성을 넘어 생존가능성으로'를 발간했다. /이노션 제공

이수진 이노션 데이터커맨드팀장은 "단순히 '지속 가능성' 패러다임으로는 인간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농업·자동차·바이오산업 등에 최첨단 혁신 기술을 접목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생존 가능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식물재배기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신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국내에서도 나타났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지난 1~5월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상추 모종 매출은 3682% 텃밭 화분 1048%, 콩나물 재배기 644% 증가하는 등 직접 식재료를 재배하려는 추세가 포착됐다. 이러한 식재료 관련 매출 증가세는 코로나19가 대거 확산되던 지난 3~4월에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모종을 사도 키울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 녹지 면적 비율은 약 63%다. 그중 서울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강북구(157.3%), 서초구(137.9%), 동대문구(21.8%), 영등포구(25.9%) 등 지역별 녹지비율 편차가 크기 때문에 실제 텃밭보다는 가정용 식물재배기나 작은 화분 등을 이용한 실내 재배가 선호된다.

CES 2020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 식물재배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다. /LG전자 제공

식물재배기 시장 청신호 켜지나

올해 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CES)2020을 통해 LG전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여러 가전제품을 선보이며 가정용 식물재배기를 내놨다. 해당 제품은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으면 채소가 자동 재배된다. 일체형 씨앗 패키지에는 씨앗, 토양, 비료가 함께 담겨있어 까다로운 식물 재배 과정을 자동화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인 채소는 약 4주면 모두 성장해 신속함까지 갖췄다.

이르면 하반기 시장 출시가 예상되는 해당 제품은 LG전자에서 개발한 기술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도 제어를 위해 LG전자 냉장고에 사용되는 기술이 활용되며 정수기에 들어가는 급수 시스템도 반영된다. 일각에서는 통풍 등 기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전자 관계자는 “CES에서 좋은 호응을 얻은 만큼 향후 출시 가능성은 분명히 있는 상황”이라며 “통풍 관련 부분은 LG전자 에어컨 관련 기술을 통해 식물 성장에 알맞은 기류를 생성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LG전자는 식물재배기 ‘하베스’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늦춰진 상태다. 이어 올 상반기에도 해당 제품 출시를 예고한 바 있어 연내 출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도 연초 분사 형태로 물을 뿌리고 사용자 알레르기 여부에 따라 씨앗을 추천해 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식물재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식물재배기는 프리미엄 가전에 속하는 만큼 LG전자나 삼성 등은 렌탈 형식을 취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내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식물재배기 시장은 2022년까지 약 2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마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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