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천, 유상철 명예감독 대신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019시즌 잔류 기적을 쓰고 아름답게 퇴장한 유상철(49) 명예 감독의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귀환이 끝내 무산됐다. 인천이 췌장암 투병 중인 유 명예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컸다. 먼저 복귀 의사를 전한 유 명예 감독과 고심하던 인천 사이 이견 조율 전말은 이틀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유 명예 감독이 복귀를 타진한 건 인천의 리그 9라운드 FC서울 원정경기가 열린 지난달 27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팀의 0-1 패배를 지켜본 유 명예 감독은 기자회견 직후 임완섭(49)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전달수(58) 인천 대표이사와 만나 면담했다. 임 감독이 떠나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지휘봉을 잡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구단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유 명예 감독의 건강이 아직 완벽히 회복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치료를 담당한 의사를 찾아가 상담한 끝에 “병세가 호전된 것은 확실하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감독직 복귀는 우려된다”는 답변을 듣고 유 명예 감독의 뜻을 정중히 고사했다.

인천은 지난달 29일 “담당 의사와 정확하고 면밀한 상담으로 유 명예 감독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복귀보다는 명예 감독으로서 신임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라도 팀에 대한 조언 등의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병 생활을 무릅쓰고 현장으로 돌아오려는 자와 막는 자 사이 줄다리기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로선 유 명예 감독 선임을 안 하고 새 사령탑을 찾을 때까지 임중용(45)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간다”고 밝혔다. 유 명예 감독의 복귀 의사 타진 당시 상황 설명을 부탁하자 “저희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자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자리다 보니 건강상의 이유로 돌아오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며 “저희가 직접 담당 의사와 면담을 했다. 만류하는 소견을 보였다. 그걸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일단락까지 이틀이 걸린 것과 관련해선 “토요일(6월 27일) 서울 원정경기 뒤 일요일(6월 28일)은 전 직원이 휴무였다. 월요일(6월 29일) 오전 정리가 됐고 보도자료를 오후에 냈다”고 설명했다.

7연패 늪에 빠져 리그 최하위에 머무는 인천은 4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원정을 떠나 2위 울산 현대와 10라운드를 치른다. 하락세를 타는 상황에 쉽지 않은 여정을 앞두고 있다.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강등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려 한 유 명예 감독의 애절한 마음이 지난 시즌 막판 극적 잔류 신화를 쓴 인천의 정신력을 다시 한번 일깨울지 주목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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