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반도체 초격차 실현 위해 "갈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고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사업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초격차 실현을 위해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현장경영은 앞서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26일 삼성 합병·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 부회장 수사를 중단하고 재판에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을 낸 후 4일 만이다.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으로,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이 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진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온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하며, 사장단에게 컨틴전시(Contingency) 플랜을 마련해 시나리오 경영에 나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반도체 및 무선통신 사장단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진 이후, 19일에는 반도체 연구소, 23일에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등 위기 극복 및 미래 준비를 위한 현장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