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살아있다’(6월 24일 개봉)는 좀비떼의 공격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 과정을 담는다. 여느 설명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인다. 스토리적으로 흠이 없는 건 아니지만 트렌디한 감성과 속도감 있는 연출이 단점을 보완한다.

‘#살아있다’는 원인 불명 증세의 사람의 공격으로 초토화가 된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준우(유아인)와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의 생존기를 그린다.

어느 날 아침 준우는 빈집에서 홀로 눈을 뜬다. 부모님의 외출로 혼자 남은 준우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게 된다. 원인 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극단적인 폭력을 휘두르며 다른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것. 뉴스를 보자마자 자신의 아파트에서도 좀비떼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을 안 준우는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오로지 혼자라고 생각했던 그 때 준우는 옆 건물에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가장 처절한 순간 만난 두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좀비들에 맞서 싸운다.

영화 #살아있다' 리뷰.

‘#살아있다’는 요즘 대유행인 K-좀비영화다. 그러나 좀비라고 이들을 특정하지 않는다. 그저 ‘원인 불명의 사람들’로 말할 뿐이다. 왜 좀비떼가 나타나게 됐는지 그 원인 역시 알려주지 않는다. 이에 대해 메가폰을 잡은 조일형 감독은 “생존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느냐 보다 살아있다는 것, 나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주목적이 아니었나 싶다”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고,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점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희망을 이야기하고픈 이 영화는 오프닝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빼어난 오프닝과 트렌디한 연출이 더해져 젊은 세대들의 스타일에 꼭 맞는 옷을 입는다. SNS로 생존을 신고하고 구출을 요청하는 장면 역시 ‘요즘 시대’와 어울린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체험적인 카메라 앵글 역시 신선함을 자아낸다. 좀비를 때리며 생존을 위해 달려가고 떨어지는 이들의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가장 일상적인 공간인 집, 아파트에서 좀비떼와 싸운다는 설정 역시 참신하다.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는 현실감과 재미를 동시에 준다. 다만 한정된 공간이다 보니 장면이 반복되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스토리가 헐겁고 개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힘도 떨어진다. 그동안 좀비물에서 봤던 설정이나 관습이 펼쳐진다. 좀비영화 속 빌런을 주인공들이 힘을 합쳐 처단하는 모습을 여지없이 차용했는데 식상함을 자아낸다. 또 영화의 매 장면 등장하는 준우에게 온 힘을 쏟으니 상대적으로 유빈의 캐릭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식 전개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은 건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게다가 배우들의 호흡 역시 볼만하다. 유아인은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짠한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의 중후반부터 등장하는 박신혜 역시 치밀한 유빈 역으로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손도끼, 아이스픽 등을 활용한 액션 역시 신선함을 준다. 러닝타임 98분. 15세 관람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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