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왼쪽)와 유소연. /KLPGA 제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주로 활약해 온 ‘해외파’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뒤늦게 재개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특히 김효주(25)와 유소연(30)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효주는 올 시즌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들에서 무려 3억2454만2207원을 벌어 들여 상금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평균최저타수 부문에서도 1위(68.3333타)에 포진해 있으며 대상 포인트 부문에선 3위(159점)를 기록 중이다. 그린적중률은 무려 84.0278%(1위)에 이르고 있다.

제2의 전성기가 도래한 셈이다. 김효주는 지난 2014년 ‘천재 소녀’라 불리며 KLPGA 투어를 평정했다. 시즌 상금왕(12억897만8590원)과 다승왕(5승), 최저평균타수상(70.26타), 대상(610점) 등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 했다. 그 해 그가 벌어들인 대회 상금은 당시 기준 역대 최고액이었다. 2015년 LPGA로 무대를 옮긴 그는 그 해 1차례, 이듬해였던 2016년 1차례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2017년부턴 좀처럼 투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LPGA 투어가 중단되고 이후 KLPGA 투어가 먼저 재개했는데 김효주에겐 하나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는 요즘 KLPGA 투어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효주는 "최근 샷 감각이 정말 좋다.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던 2014년 때보다 올해 샷 감각이 더 좋다. 원하는 구질이 나오다 보니 버디 기회가 계속 온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성적이 나오니 자신감도 생기고, 그런 자신감이 다시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 전지훈련 때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 조절로 근육을 불렸다. 덕분에 체력도 문제가 없다. 5월 KLPGA 챔피언십부터 지난달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까지 6개 대회 연속이자 5주 연속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좀 힘들 줄 알았는데 코스에 있으니 행복하더라"고 웃었다.

지난달 28일 끝난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 4라운드 도중 목에 담 증세를 호소하며 기권을 선언한 그는 일단 3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ㆍ6434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맥콜·용평리조트오픈(총상금 6억 원)은 건너뛰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6월 인천에서 열린 국내 최고 권위의 여자골프 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선 유소연은 상금 2억5000만 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지금 열리고 있는 KLPGA 투어 대회들은 보너스 같은 대회들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분이 노력해 만들어주신 대회이기 때문이다"라며 “상금을 코로나19 관련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유소연의 ‘통 큰 기부’는 KLPGA 투어의 스토리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준 한편 선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귀감이 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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