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월 사용자·설치기기 수 압도적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모바일강자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어떤 파급력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은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이 가능한 금융 서비스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9일부터 오픈뱅킹 앱 배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오픈뱅킹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오픈뱅킹 전면 도입에 따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17개 은행이 참여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에 은행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카카오뱅크가 여타 은행들의 모바일 앱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고, 최근 제휴 신용카드 발급 흥행에 성공하는 등 잇따라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어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분석(안드로이드OS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월 사용자(MAU)는 708만78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 674만9526명, 농협은행 640만8030명, 신한은행 578만2934명 순이었다.

은행별 모바일 앱 총 설치기기 수도 카카오뱅크가 1078만7113개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 921만997개, 농협은행 919만5608개, 신한은행 773만6074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시중은행 모바일 앱 사용자 중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을 중복해 사용하는 비율은 국민은행 31.2%, 신한은행 26.8%, 농협은행 25.8%다. 

또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출시한 제휴신용카드 신청 건수가 10일 만에 10만장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4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금융 시장에서 고객을 대거 유치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오픈뱅킹 출시를 위해 지난 4월 모바일 앱을 2.0버전으로 전면 개편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률이 저조한 서비스를 삭제하고, ‘내 계좌’ 같은 사용 빈도가 높은 서비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내 계좌는 타 은행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모임통장 회비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회비 입금현황 조회 시 기간별, 멤버별 보기가 가능해졌고, 회비 자동 분류가 정교해졌다. 아울러 모임주가 회비를 편집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2월 18일 오픈뱅킹을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오픈뱅킹 시장에 갓 진출한 카카오뱅크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오픈뱅킹 시장에 늦게 진출했고, 이미 시장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 고객의 자산이 주로 몰려있는 은행, 모바일 앱으로 가능한 업무를 파악해봤을 때 카카오뱅크가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가 미칠 영향에 신경쓰기보다는 기존에 세워뒀던 오픈뱅킹 고도화 작업 계획을 막힘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오픈뱅킹을 활용한 외부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사용자 경험(UX) 및 사용자 환경(UI) 고도화, 서비스 확대를 지속 중이다. 오픈뱅킹 역량 강화를 위해 스마트앱개발부(FIS) 인력을 은행에 파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금융당국 주도의 금융혁신 관련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농협은행은 핀테크 기업과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지속 발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API기반 오픈뱅킹을 활용한 기업페이(Pay) 서비스와 계좌기반 통합결제수단을 제공하는 결제 플랫폼도 출시하고, 농협은행만이 제공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특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오픈뱅킹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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