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실적 3조4450억원 달성... 브랜드 인지도와 맞춤 전략도 한 몫
정비사업 수주 위한 조직 재편, 재무구조와 현금유동성 등 승인
홍제3구역 재건축 사업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현대건설이 연이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따내면서 2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2위 롯데건설을 멀찍이 따돌린 가운데 이처럼 압도적으로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승리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수의계약 여부를 놓고 진행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총 324표 중 찬성 304표(93.8%)를 받았다.

홍제3구역 재건축은 서대문구 홍제동 104-41번지 일대 2만7271㎡에 지하 6층~지상 25층, 11개 동 634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686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홍제3구역에 힐스테이트 브랜드 적용 계획을 세우고 펫네임으로 ‘인왕산 로열 포레스트’를 제안했다.

연타석 홈런이다. 지난달 21일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지역’으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이어 홍제3구역까지 따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만 10개 사업지에서 총 3조4450억원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 부문 2위 롯데건설(1조5887억원)과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현대건설이 꿈꿔온 ‘H벨트’ 구상도 탄력을 받게 됐다. 기존에 수주했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한남3구역을 중심으로 한강변 일대에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 랜드마크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규모가 커 한남2·4·5구역 등 나머지 구역 사업자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윤영준 현대건설 부사장(가운데에서 오른쪽)이 한남3구역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이처럼 현대건설이 ‘잘나가는’ 이유는 뭘까. 우선 2016년부터 매년 도시정비사업으로 1조원 이상 수주하면서 쌓은 탄탄한 경험이 가장 큰 강점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월 주택사업 수주역량 전문성 강화를 위해 ‘주택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정비사업에 공을 들인 게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건설은 도정법 개정 등 대외 사업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준법민원대응팀과 기술력·경쟁력 강화팀 등 조직을 재편한 바 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현금 유동성도 수주전 연승 원동력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주택 자체사업지 확보와 도심권 알짜부지 매입 등 자본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1조원 규모 CJ 가양동 부지 인수와 1800억원 규모 쌍용자동차 구로 서비스센터 부지 인수, 송도 자체사업지 매입 등 적극적 행보와 양호한 현금흐름을 활용해 추가적인 개발재원 확보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도 한 몫 했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는 지난해 부동산인포에서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인지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사업별 맞춤 전략으로 쐐기를 박았다. 한남3구역의 경우 ‘상가시설 미분양 시 100% 대물 변제’ 등 조건도 영향을 미쳤지만 주택사업본부장인 윤영준 부사장과 도시정비영업실장인 김태균 상무가 본인도 ‘한남3구역 조합원’임을 강조했던 게 크게 작용했다.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후에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준 것이다.

현대건설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채 연구원은 “서울 핵심지 수주전 결과는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져 타 지역 수주전에도 영향을 준다”며 “단일 사업장이 아닌 전방위 수주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건설이 독보적으로 정비사업 부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2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앞서 언급한 롯데건설을 비롯해 3위 삼성물산(1조487억원), 4위 현대엔지니어링(1조23억원) 등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흑석뉴타운과 대전, 부산 등 지방 사업장을 두고 ‘수주 전쟁’을 펼칠 예정이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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