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차승원은 한 결혼정보회사 설문조사에서 ‘추석 연휴 동안 집안일을 가장 잘 도와줄 것 같은 남자연예인’ 1위에 올랐다.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차줌마’ 차승원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인데, 차승원은 “방송만 보면 내가 맛집을 잘 알고 잘 다니고, 집에선 매 끼니 요리 할 것 같은데 사실은 전혀 안 그래요. 되는대로 밥 있는 거, 주는 대로 잘 먹어요”라며 “맞지? 까다롭지 않잖아”라며 주변 스태프들한테 재차 확인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 7일 개봉) 촬영으로 전국 명소를 다녔다.
“백두산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진다. 상상 이상의 광경이 펼쳐지는데 기회가 되시면 백두산은 꼭 한 번 가보셨으면 한다.”

-백두산이 힐링의 장소였나.
“원래 자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삼시세끼’ 하면서 유해진이 그렇게 올라가는 뒷산 한 번 안간 사람이다. 힐링의 장소라는 느낌보다 백두산에서 생명의 기운을 느꼈다.”

-금강산 방문은 북한 미사일 발사로 여러 차례 무산됐다고.
“금강산에 갈 준비를 했더니 미사일을 쏘고, 또 다시 가려고 하니 미사일을 쏘더라. 결국 못 가고 촬영을 마쳤다. 독도도 수조세트에서 찍었다. 다행히 김정호 캐릭터에 몰입이 된 상태라서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김정호와 닮았다는 강우석 감독의 말이 있었는데.
“나는 별로 닮았다고 생각한적 없는데 감독님이 최면을 거신 게 아닐까(웃음). 사진을 봤는데 느낌이 비슷하긴 하더라. 촬영 스틸 컷하고 붙여놓으니까 닮은 구석이 있긴 했다. 요새말로 하면 싱크로율 90% 정도. 눈 쪽은 나보다 유해진을 닮은 것 같다.”

-실제 학창시절에 지리를 잘 하는 편이었나.
“사회를 좋아했다. 특히 역사 부분에 흥미가 있었다. 그땐 왕과 엮이는 인물들 위주로 공부하고 외웠던 것 같다. 이번에 실존인물인 김정호 선생을 연기하면서 역사를 다루는 작품을 할 땐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으로 처음 인물을 접하면 기정사실처럼 되버릴 수 있으니 냉정하게 사료를 토대로 역사적 인물을 담아내야 할 것 같다.”

-영화에선 김정호를 어떻게 묘사했는지.
“인간 김정호를 담았다고 본다. 학교 다닐 때는 지도를 만들었다 정도로만 배웠다. 지금 자료를 봐도 팩트보다 설이 많다. 양반신분도 아니라서 기록이 부족하다.”

-인간 김정호는 어떤 사람인가.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는 기본 설정을 갖고 있다. 나는 조금 더 속물로 그려지면 어떨까 했다. 편집된 장면 중에 안 예쁜 여자를 굉장한 미인으로 그려놓고 돈을 받는 김정호의 모습이 있었다. 김정호가 지도를 그리며 돈을 어떻게 버는지 줄거리상 설명도 되면서 웃음까지 챙기는 장면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

-실존인물을 연기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내가 김정호 선생의 신념이나 사상도 잘 모르는데 연기를 한다니 수박 겉핥기가 아닌가 싶더라. 지금도 그 분 마음을 잘 모르겠다. 목판본을 봤는데 정상인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심하게 세심하다. 이 정도의 세심함이라면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했을 것 같다.”

-차기작으로 또 실존인물 재해석 제안이 들어온다면.
“안 한다. 차라리 영화 ‘하이힐’에서 연기한 여자가 되고 싶은 강력계 형사 지욱이 편했다. 이 생각, 저 생각 없이 딱 시나리오에 있는 캐릭터만 보면 되니까. 역사적 인물을 한다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운 한편, 또 흔치 않은 기회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는지.
“나이가 있어서 선뜻 도전하는 게 쉽지 않다. 개인적인 이유겠지만 가리는 장르들이 있다. 사람을 심하게 훼손하는 장면이 있는 작품은 조금 꺼려진다. 요즘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좋지 않은 뉴스들이 정말 많다. 물론 예전부터 있었겠지만 부각이 되는 느낌이다. 너무 자극적인 건 좋지 않다고 본다.”

-판타지 장르를 개척하는 건 어떨까.
“한국에서 가능할까? 그런 장르도 해봄직 하다.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보고 싶다.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드라마가 있다면 하고 싶다. 적당한 긴장감이 있으면서도 재미가 있는 그런 대본이 있다면 할 마음이 있다.”

사진=이호형 기자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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