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대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1일 한 포털 사이트 스포츠 섹션에는 ‘38년 전, 야구를 본 적 있는가? 고교야구 결승전 부산고 vs 경북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1982년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으로 경북고등학교와 부산고등학교가 맞붙은 경기의 주요 장면을 편집한 것으로 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제작한 콘텐츠다.

영상이 올라온 뒤 야구팬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른바 ‘아재팬’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영상의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을 장식한 류중일 LG 감독의 고등학생 시절 모습이 화제가 됐다. 당시 경북고 3학년이었던 류중일 감독은 고교야구 최고 스타 중 한명이었다. 류 감독은 경북고에 재학 중이던 1982년 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라는 특별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저도 그 영상을 봤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지인과 이 영상을 함께 본 류 감독은 그때 그 시절을 추억했다. 그는 "벌써 40년 가까이됐다. ‘내가 4번 타자였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영상에 나오는 부산고 선발투수 김종석의 아들이 우리 팀 투수 김대유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아들이 아직 부족하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추억에 잠긴 류 감독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대학생 때”라고 했다. 그는 “대학시절에 못 놀았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대표팀 상비군에 뽑혔다. 친구들이 한창 놀 때 저는 대표팀에서 합숙하고 세계대회 출전을 위해 외국을 나갔다. 봄에 춘계 리그가 끝나면 여름에는 국제대회다. 그러면 방학이 끝나고 추계리그에 들어간다. 겨울에는 또 대만에 가서 경기한다. 1년 내내 야구만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다시 돌아가도 야구를 할 것이다. 내가 배운 게 야구인데”라며 웃었다.

잠실=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