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반귀화ㆍ특별귀화 요건은?
대구FC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최근 프로축구 K리그1(1부)을 뒤흔든 화두는 대구FC 브라질 미드필더 세징야(31)의 귀화 선언이다. 세징야는 지난달 말 한국 국적을 얻어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손흥민(28ㆍ토트넘 홋스퍼)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가 그의 앞을 가로막는다.

2016년 K리그2(2부) 대구에 입단하며 한국 땅을 밟은 세징야는 36경기 11득점 8도움으로 팀의 1부 승격을 도왔다. 최상위 리그에 와서도 활약은 여전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7경기 30골 28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엔 8경기 6득점 3도움으로 울산 현대 공격수 주니오(34ㆍ브라질)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달린다. K리그1에서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며 팀 ‘에이스’ 임무를 맡는 외국인 선수론 세징야가 독보적이다. 주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윙어, 섀도 스트라이커, 때에 따라 최전방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능력이 강점이다. 코너킥과 프리킥으로 많은 골을 만들어 K리그1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도 불린다. 한국에 온 뒤 해외 리그 여러 팀의 입단 제안에도 5년간 대구에서만 활약하는 남다른 애정도 보인다.

세징야는 지난달 브라질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전 세계를 덮친 상황에 한국이 뛰어난 방역으로 위기를 돌파하자 귀화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1일 대구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세징야가 지난해부터 귀화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며 “최근 귀화 얘기가 화제인 건 지난달 자국 매체와 인터뷰 당시 ‘귀화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게 계기가 됐다”고 전말을 설명했다.

세징야가 한국 국적을 얻는 방법엔 일반귀화와 특별귀화 두 가지가 있다. 국적법 제5조 일반귀화 요건 중 세징야에게 큰 걸림돌은 제5호 ‘국어능력과 대한민국의 풍습에 대한 이해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 소양(素養)을 갖추고 있을 것’에서 설명하는 국어능력이다. 나머지 요건을 충족해도 한국어를 쓰지 못한다면 일반귀화 대상이 될 수 없다. 구단 관계자는 “어떻게 하는지까진 알지 못하지만 현재 세징야는 한국어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또 다른 방법인 특별귀화의 경우 부모가 모두 브라질 국민인 그에게 적용되는 국적법 제7조 특별귀화 요건 제1항 제3호 ‘과학ㆍ경제ㆍ문화ㆍ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에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세징야에겐 객관적인 증명 자료가 없다. K리그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의 특별귀화는 이미 2012년에도 불거진 논쟁이다. 당시 최강희(61) 한국 A대표팀 감독이 전북 현대 에닝요(39ㆍ브라질)의 특별귀화를 추진하다 대한체육회 거부로 무산된 사례가 있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귀화 선수가 태극마크를 단 경우도 전무하다.

세징야가 한국 국적을 얻더라도 A대표팀 발탁 여부는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결정권자가 파울루 벤투(51ㆍ포르투갈) A대표팀 감독이라 승선을 낙관하기 어려운 데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은 이미 포화 상태다. 벤투호 선발급 자원인 이재성(28ㆍ홀슈타인 킬)과 황인범(24ㆍ밴쿠버 화이트캡스 FC)을 필두로 권창훈(26ㆍSC 프라이부르크), 이강인(19ㆍ발렌시아 CF)까지 있다. 그가 언론에 밝힌 대로 A대표팀에서 윙어 또는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소화하는 손흥민과 함께하기 위해선 자신의 장점이 가장 극대화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야 한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세징야가 여러모로 어려운 길 앞에 놓였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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