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FRS17 도입 시 부채 평가 기준 영향 받아
최근 생명보험업계의 방카슈랑스 시장이 확산하고 있다./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방카슈랑스 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실적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된 다수의 저축성보험이 부메랑이 돼 각 보험사 건전성에 부담으로 되돌아올  전망이다.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는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을 결합한 말로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와 업무 협력을 통해 보험상품 등을 판매하는 금융결합 형태다.

2일 생명·손해보험협회 '월간생명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삼성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7360억2800만원으로 615억2400만원을 기록한 1월 대비 1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전체 생명보험사의 4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1조8527억7300만원의 39.7%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같은달 ABL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3076억2500만원으로 371억9600만원을 기록한 1월 대비 8배 이상 급등했다.

NH농협생명과 한화생명의 4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역시 각각 2791억6100만원, 1159억4700만원으로 지난 1월 517억3800만원, 286억500만원 대비 각각 5.4배, 4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상품의 인기 배경으로는 방카슈랑스에서 주로 판매되는 저축성보험 상품의 금리와 상품 안전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 기본금리 0.82%보다 1.55%포인트 높은 2.37%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상품이 예전보다는 많이 감소했지만 최근 판매가 다시 많아지고 있는 것은 각 보험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보다 보험 예정이율이 높아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 보험 쪽으로 이동하는 게 최근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부실펀드 사태가 잇따르며 비교적 저축성보험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의 심리도 작용했다.

하지만 판매 상품 대부분이 저축성보험이기 때문에 향후 보험사의 부채로 평가돼 건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023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부채로 인식된다.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일수록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결국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초저금리 현상이 장기간 계속되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인하로 이어져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 금리연동형 상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공시이율이 인하되면 만기 환급금이 줄어든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초저금리 현상이 3분기, 4분기에도 지속된다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역시 불가피하게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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