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농심, 지난 2010년부터 카레 프랜차이즈 전개해 현재 가맹점 35개 보유
코코이찌방야 분당 정자점 / 농심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라면과 스낵 같은 공산품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농심이 날개를 달았다. 농심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덩달아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 전망에도 귀추가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일본식 카레 프랜차이즈 모델인 코코이찌방야 가맹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은 코코이찌방야 국내 사업을 위해 일본 이찌방야와 합작해 지난 2007년 한국카레하우스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찌방야는 일본 종합식품기업 ‘하우스식품’의 외식 계열사로, 카레의 밥 양과 매운맛의 정도를 순한맛부터 단계적으로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매장이다.

일본 이찌방야는 자국 내 대표적인 ‘상생’을 실현하는 프랜차이즈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1978년 1호점을 설립한 일본 이찌방야는 블룸시스템을 적용하는 차별화된 가맹사업을 전개한다. 블룸시스템은 ‘사원 독립제도’로 사내 근무를 거친 뒤 교육받은 인원을 중심으로 가맹점 매장을 확장하는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카레조리부터 시작해 고객응대, 매장 운영 등 가맹점주 자격을 갖추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 매장 직원으로 실전경험을 쌓는 것이다. 실전에 익숙한 일본 코코이찌방야 가맹점주들은 그만큼 창업의지가 강하고 매장 운영에 빠삭할 수밖에 없다.

이는 본사와 가맹점 간의 공존을 위한 전략으로, 사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으로 일본 코코이찌방야는 매년 20~30명 정도의 독립자를 배출해 가맹 사업에 투입한다.

가맹사업 안정성은 결과로도 증명된다. 일본 매체 JIJICO에 따르면 일본 내 절반의 음식점이 2년 내 폐점하고, 10년 지속 영업율은 약 1%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 코코이찌방야는 개업 3년 이내에 폐업율이 2.4%, 개업 10년 이내에 폐업은 7.9% 수준에 그친다.

코코이찌방야는 밥 양부터 매운맛까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 코코이찌방야 홈페이지

일본 이찌방야는 창업의지만 있으면 소위 ‘돈 걱정’도 덜어준다. 일본 본사가 직원들에게 2~3억원의 초기 투자금 은행대출을 직접 보증해 물적 담보가 없어도 된다. 당장 자금이 없어도 매장을 차릴 수 있고 차후 매장을 운영하면서 천천히 투자금을 되갚는 형태다. 독립 후에도 본사는 별도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본사는 원자재를 공급해 거기서 얻는 판매수익만으로 이익으로 창출하고, 이를 다시 가맹사업 투자에 쏟는다.

반면 농심은 해당 브랜드를 한국에 들여오면서 블룸시스템은 도입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이들은 가입비(가맹비) 목적으로 1100만원, 교육비 550만원, 기타 비용(인테리어, 주방기기) 7892만원의 비용을 받는다.

점주들은 가맹점을 사업을 위해 농심에 약 9500만원 가량의 목돈을 지불하는 셈이다. 다만 한국 코코이찌방야도 매년 상표사용료 명목의 로열티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코코이찌방야 관계자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프랜차이즈 매장 오픈 대비를 마친 자영업자들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시스템이 다른 것”이라며 “그 외에는 본사 로열티 제로 등 거의 모든 일본 시스템을 따왔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과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가 한차례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면 외식사업 시행을 위해 주식회사 '뚝배기 법인'을 설립하고, 농심 녹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쌀 90% 면을 활용한 최초의 한국형 쌀국수 전문점 사업을 전개했다.

당시 농심은 외식 업계에서 베트남 쌀국수 매장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겨냥해 한국형 정통 쌀국수의 대중화를 꿈꿨다. 사업을 시작하고 이듬해에는 강남에 3호점까지 매장을 확대하면서 안착을 시도 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부담이 생기가 결국 3년 만에 사업을 접었던 경험이 있다.

농심은 지난 2013년 한국형 쌀국수 뚝배기집 외식 사업을 정리했다. / 농심 제공

농심은 뚝배기집을 철수하면서 마지막 남은 가맹 사업인 ‘코코이찌방야’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현재 이마저도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프랜차이즈 정보등록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사업을 전개한 코코이찌방야는 2019년 기준 국내에 직영점 22개, 가맹점 13개로 약 35개 매장을 갖고 있다.

사업 초기 당시 3년 만에 총 누적방문 고객수 120만명을 기록하며 연간 10개 정도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과 비교하면 사업 규모가 작고 발전 속도도 더디다.

2018년 기준 코코이찌방야 가맹점 13개 지점의 평균 매출액은 3억3000만원 수준으로, 면적 3.3㎡당 평균매출액이 1131만원 가량이다. 코코이찌방야는 매장규모나 위치, 상권 등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져 가맹점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확장 속도가 느려졌다는 입장이다.

같은 기간 경쟁자로 불리는 카레프랜차이즈 아비꼬의 확장세는 무섭다. 쿠산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비꼬는 지난 2008년 홍대 1호점을 시작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100호점에 돌파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일본식 카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00여 개의 매장 중 약 15개 남짓을 제외한 모든 매장이 가맹점일 만큼 가맹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은 5억4000만원, 3.3㎡당 평균 매출액도 2100만원 수준으로 코코이찌방야 보다 높다.

또한 아비꼬의 경우 초기 창업비용으로 1억22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과 창업 비용을 비교한 창업 가성비 지수 측면에서도 농심이 전개하는 코코이찌방야 보다 앞선다.

일본 코코이찌방야 광고 캡처 / 일본 코코이찌방야 홈페이지

농심은 차근차근 가맹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지만, 때 아닌 암초인 코로나19와 일본 불매운동을 맞닥뜨린 상태다. 코코이찌방야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일본 불매운동의 타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코코이찌방야를 전개하는 한국카레하우스의 지분은 일본 하우스식품 및 이치방야가 80%, 농심이 20% 갖고 있다.

농심은 코코이찌방야에서 나온 수익금과 관련한 로열티 일부를 일본 본사에 지급한다. 사업 자체가 일본이 시스템 안에서 진행되는 구조다 보니, 일본 불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코코이찌방야는 지난해 회계년도 결산자료를 통해 한국 매출 감소율이 40%대 수준을 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코로나19 강타로 오프라인 외식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맹사업의 상승곡선을 기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코코이찌방야 관계자는 “코로나가 터지고 점포에 식재료를 무상 지원하거나 마케팅 프로모션 제품을 무상지원하는 등 피해 복구를 돕고 있다”라면서 “매장 내 포스터 등 기획으로 고객을 집객하기 위한 프로모션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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