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개발·재건축 시장 위축으로 인테리어·리모델링 분야 주목
인테리어 업계가 6.17 대책 반사이익을 누릴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샘 ▲LG하우시스 ▲현대L&C ▲KCC CI.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건자재·인테리어 업계 종목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주로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해온 업계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의 6·17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위축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오후 2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KCC와 LG하우시스, 현대리바트 등 건자재 기업 주가는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KCC는 전날에 비해 0.75% 오른 13만4500원에 거래됐다. LG하우시스와 현대리바트도 각각 1.58%, 1.87% 오른 6만4200원, 1만9100원을 기록했다. 한샘은 이날 0.55% 하락한 9만300원으로 주춤했으나 전날 5.34% 오른 9만800원으로 장마감한 바 있다.

업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부동산 안정화와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표 직전 목동신시가지6단지 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호가가 크게 뛰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곧바로 철퇴를 가했다.

그 결과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권을 받으려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재개발 사업 또한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이 최대 30%까지 높아졌다. 수익성이 떨어져 건설사가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구축 주택 거주자들의 시선은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분야로 향한다. 이미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을 꾸미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상헌·김관효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 안에서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의미하는 ‘홈코노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개인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6년 28조원에서 올해 38조원, 2023년 약 49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도 이런 흐름을 눈치챘다. 한샘을 비롯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L&C 등은 유통 채널을 확대하며 B2C 시장 공략에 불을 켜고 있다. 한샘은 리모델링 패키지 전문 브랜드 ‘한샘 리하우스’ 대리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샘 리하우스 대리점 수는 2018년 82개에서 올해 1분기 말 495개까지 확대됐다. 현대L&C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이케아(IKEA)와 손잡고 주방 상판 쇼룸인 ‘칸스톤 프리미어 파트너스’를 오픈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인지도 제고에 나선다.

다만 높아진 관심이 실제 호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업계 대장주인 한샘의 경우 원래 B2C 매출이 전체 70% 가량을 차지해 전방산업과 무관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현대리바트의 경우 B2B 매출 비중이 70%고, LG하우시스 또한 자동차 소재 부문 매각 모멘텀이 주가를 견인하는 등 서로 다른 이유로 주가 슈팅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매매거래량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전방 인디케이터를 감안할 때 2분기 실적 이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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