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기아차, 미국 중심으로 판매전략 강화 나서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확장도 고민중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지난달 종료된 역대 최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효과에 힘입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40% 넘게 증가했다. 반면 해외 수출실적은 32.6% 감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침체를 이어가고 있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 등 자동차 산업 법인의 수출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4를 기록했다. BSI의 평균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그보다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는 나쁘다는 뜻이다.

국내 자동차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월 63으로 내려앉기 시작했고, 5월에 최저치인 14를 기록한 이후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업계의 판매 실적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대·기아·한국지엠(GM)·르노삼성·쌍용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54만9684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량이 41.2% 늘어난 반면 국외 판매량은 32.6% 감소했다.

먼저 현대자동차의 6월 해외 판매량을 보면 작년 동기 대비 34.2% 감소한 20만 8154대를 수출했고, 기아자동차는 같은 기간 14만7401대를 수출해 23.8% 감소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의 경우 6월 해외 판매량은 1만6634대로 작년 동기 대비 45.8% 줄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수출 판매량이 592대로 같은 기간 94.7% 줄었고, 쌍용자동차의 경우도 수출 판매량이 435대에 그쳐 79.8%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판매는 크게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개별소비세 인하(70%)를 시행, 마지막 달인 6월에 대량 출고를 통해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내수시장에선 현대자동차가 전년보다 37.2% 증가한 8만3700대로, 역대 최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8만2060대를 판매한 2015년 12월이었다. 기아자동차도 내수 시장에서 전년보다 41.5% 늘어난 6만5대를 팔아 신기록을 썼다. 이전 최고 판매량은 5만3330대였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판매에 힘입어 전년 대비 61.5% 오른 9349대를 판매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3월 출시한 신차 ‘XM3’ 효과로 같은 기간 80.7% 늘어난 1만3668대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했다.

경영위기를 겪는 쌍용자동차 역시 내수 판매에서 9746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는 락다운에 들어가면서 수출이 줄자, 업계에서 해외로 생산할 물량을 국내 물량으로 돌리며 차량 출고가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해외 수출실적이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어 위기감이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 완성차업계의 상반기 전체 판매량을 보면 303만3766대로, 작년 동기대비 21.5% 감소했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 판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생산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코로나로 인한 시장회복 정도를 보면서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미국 시장의 경우 신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간 딜러 업체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국내 완성차를 판매하는 중간 딜러가 포함됐는데, 이 업체에게 마케팅 지원을 통해 판매 촉진에 나선 것이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자동차 아메리카 내셔널 세일즈 부사장은 “현지 딜러들의 발빠른 조치와 다양한 고객 접점을 통해 소매 판매가 두 달 연속 증가했다”며 “5월까지 가장 높은 소매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고, 인센티브 지출을 책임감 있고 업계 평균보다 낮게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현재 북미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동, 호주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향후 중국, 유럽 등으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시장은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판매 회복에 나설 것”이라며 “제네시스의 경우 시장에서 제일 효과가 클 때를 계산해서 들어가야 하는 만큼 시기를 보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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