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한지은이 MBC '꼰대인턴'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2010년 영화 '귀'로 데뷔한 한지은은 이후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대중들에게 이렇다 할 인식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JTBC '로맨스가 체질'을 통해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후 최근 종영한 '꼰대인턴'에서 이태리로 분하며 개성 강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에 대해 한지은은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시고 태리도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고 행복하다. 정이 많이 들어서 (끝났다는 게) 아쉽지만 아직도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 마지막 촬영이 눈물바다였다고 하던데.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못 참고 터뜨렸지만 다른 분들은 잘 참았다. 울지 않으려고 서로 눈을 일부러 안 쳐다본 것 같기는 했지만 (박)해진 오빠도 눈시울이 빨개져 있었다."

- '꼰대인턴'에 애정이 많았던 것 같다.

"매 작품이 소중해서 원래도 잘 우는 편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나는 정이 많이 없는 사람인데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게 내가 정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이 많은데 없는 척 하고 싶은 것 같다. 항상 좋은 분들을 만나서 정도 많이 든다."

- 태리에게서 아직 다 못 빠져 나온 것 같은데.

"태리라는 친구를 정말 좋아했던 것 같다. 태리를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한지은이라는 사람이 오히려 많은 힘을 얻기도 했다. 태리는 항상 당차고 밝고 씩씩하고 솔직하게 표출하는 인물이다 보니 더 그랬다. 밝은 면이 많은 건 실제로도 비슷하지만 힘들 때가 있지 않은가. 그럴 때 태리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밝아지다 보면 실제로도 힘이 났다. 연기하기 전에는 못할 것 같은데 억지로라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밝아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태리는 솔직한 캐릭터였는데.

"아직 순진함이 남아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실제로는 못하니까. 그런 것들은 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학습된 것들이다. 내가 불이익을 당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기 때문이다. 정말 슬픈 현실인데 태리가 그런 것들을 해소해주니까. 시원했다."

- 그래도 직장생활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렵지 않았다. 사회생활의 수직구조도 많이 경험해봤고 그런 특정 조직생활이 아니더라도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느꼈던 것들이다. 사회 생활 중 하나니까. 그리고 중간에 3년 정도 연기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때 스피치 강사를 했었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직장생활이었다."

- 의외다. 스피치 강사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

"그때 내가 연기를 안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스피치를 배우려고 학원에 갔다. 그런데 원장님께서 연기 전공한 것도 알고 하니까 제안을 먼저 해줬다. 연기를 해봤으니까 스피치랑 접목해서 수업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 원래 누군가를 가르치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일단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도전이었다."

- 반전 매력인 것 같다. '꼰대인턴'에서도 반전이 있었는데. 

"김응수 선배님과 부녀 사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반전이 밝혀지기 전에 어느 정도까지 티를 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초반에 태리만의 서사가 많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납득을 시키는 게 숙제였다. 그러다 보니까 태리가 적정한 선에서 표현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 서로 닮지 않아서 더 반전이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나는 반대로 엄청 닮았다고 생각했다. 외적인 건 모르겠지만 태리가 독특한 코드가 있고 만식(김응수)도 재미있는 캐릭터다 보니 성격적인 부분이 특히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댓글은 다 '태리는 엄마를 닮았구나'라고 하더라(웃음)."

- 러브라인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평소에 로맨스 장르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서 더 깊게 표현하고 감정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작품 전체를 생각하면 러브라인을 담백하게 풀어낸 게 좋았던 것 같다. 오피스물이기 때문에 러브라인은 양념의 느낌처럼 소소하게 가져가는 게 더 재밌었다. 그리고 가열찬(박해진)이 부장님이고 태리는 인턴이니까 현실적으로 결국 이어지지 않는 게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 박기웅과의 러브라인도 있었는데.

"나는 열찬 태리 커플이 조금 더 설렜던 것 같다. 준수 태리 커플은 마냥 귀엽고 친구 같은 느낌의 커플인데 열찬 태리는 설레고 긴장감이 있는 커플이었다. 뭐든지 초반에는 긴장되는 감정이 있지 않나. 그래서 열찬 태리는 앞으로가 더 궁금한 커플이었다."

- 많은 작품 했지만 '꼰대인턴'은 정말 남다른 작품일 것 같다.

"요즘 '존버'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 동안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면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그 부분은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버티는 것도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한데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있었는데도 나름 소신을 지키고 반 계단이라도 성장하면서 지켜왔던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토닥여주고 싶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걸 명심하려고 한다. '꼰대인턴'이 잘 됐지만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늘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매 작품마다 역할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으면 좋겠다. 전작이 생각 안 날 정도로. 매번 비슷하지 않은 배우로서 보이고 싶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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