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부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로 해외 수주 악화... 활로 위한 비건설부문 창출에 박차
지난 1월 포항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포항 규제자유특구 GS건설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왼쪽부터)이강덕 포항시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올해 건설업계는 부동산 규제와 해외 수주 악화로 활로가 막히자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사업에 적극 뛰어들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전에는 없었던 '언택트' 문화가 정착됐다. 하반기 역시 이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건설업계의 키워드는 두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신사업과 언택트다.

올 초 화두는 신사업 모델 발굴·육성이었다. 신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은 건설사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계속되는 규제로 인해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대형·중형 건설사 가릴 것 없이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 배터리 또는 공유경제 등 건설과는 동떨어진 비건설 부문으로의 진출이 많았다. 대표적인 곳이 GS건설과 SK건설, 우미건설이다.

GS건설은 허윤홍 신사업 부문 대표(사장)를 필두로 해외 수처리과 태양광 개발사업, 배터리 재활용 등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 진행이 가시화된 신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사업이다. 사용이 끝난 2차전지에서 니켈, 망간, 코발트, 리튬 등 유가금속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GS건설은 오는 2022년까지 2년 동안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건설은 블룸에너지와의 합작법인 '블룸 SK 퓨얼셀' 설립 절차를 최근 완료했고, 이르면 올해부터 국내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생산한다. 법인의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다.

신사업 열기는 인수합병(M&A)으로까지 이어졌다. 기존에는 양해각서(MOU)를 맺거나 외국 기업과 합작사업을 진행했다면 아예 신사업과 관련된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기술과 인력을 흡수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AstroX)의 지분 30%를, GS건설은 올 들어 해외 모듈러(modular) 주택 전문업체들을 줄줄이 사들였다.

신사업이 예상됐던 키워드라면 언택트는 예상치 못한 변화였다. 언택트는 콘택트(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접 대면이 어려워지자 각 산업계에서는 언택트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이라는 건설업계도 예외일 순 없었다. 채용에서부터 계약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언택트가 녹아들었다. 실제로 대림산업은 하반기 신입 공채 면접 전형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고 대우건설은 건설사 최초로 해외 계약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이버 견본주택의 도입이다. ‘직접 보고 산다’는 기존 인식을 깨트렸다. 건설사들은 직접 관람이 제한된 실물 견본주택 대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최첨단 기술로 촬영해 실제와 가깝게 견본주택을 구현한다. 이젠 실물 견본주택 없이 100% 사이버 견본주택으로만 운영하는 건설사도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 A6블록에서 들어설 'DMC리버시티자이' 단지 경본주택을 사이버로만 운영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키워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건설사들은 새로운 수익처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라 신사업으로의 러시는 계속될 것”이라며 “또 코로나19도 장기화되고 있어 언택트가 주요 문화로 자리잡을 듯 하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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