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래에셋생명보험,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 7월 초 출시 예정
일본에서는 P2P 후불제 암보험의 선호도가 높다./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일본에서 P2P(개인간) 후불제 보험이 출시돼 인기를 끄는 가운데 국내에도 도입될지 관심이 모인다.

3일 보험연구원의 리포트 '일본, 후불제 암보험 출시와 전망'을 보면 일본의 소액단기보험사 저스트인케이스(Just In Case)는 지난해 7월 내각관방의 규제샌드박스제도를 통해 지난 1월 P2P보험 상품인 더치페이 암보험을 출시했다. P2P보험은 같은 위험보장 범위를 원하는 소비자들끼리 그룹을 형성하고, 구성원의 보험사고 실적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더치페이 암보험은 암 진단 시 정액 80만엔(약 893만원)의 일시금보험금과 사망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상품으로 기존 보험처럼 보험 가입과 동시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료를 내는 후불제 방식이다.

보험료는 매월 암에 걸린 사람과 사망자에 지급한 보험금을 연령군별 가입자 수로 나눈 금액에 사업비를 더해 책정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신이 속한 연령집단에서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없으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상품 가입자 중 20세~39세 연령군의 보험료 상한은 500엔(약 5500원), 40세~54세는 990엔(약 1만1000원), 55세~74세는 3190엔(약 3만500원) 등으로 설정돼 있다. 암 진단자 수가 증가해도 개인의 보험료 부담은 크지 않다.

더치페이 암보험 상품의 전체 보험료 중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되는 사업비 비중은 가입자가 2000명씩 증가할 때마다 1%씩 감소해 계약자 수 2만명 이상이 되면 기존 35%에서 25%로 하향 조정된다.

향후 P2P보험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상품구조, 투명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저스트인케이스가 더치페이 암보험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10월 남녀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암 보험에 이미 가입하고 있는 사람을 포함해 전체의 약 40%가 이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가입의향이 있는 사람들의 연령별 분포는 40대(35%), 30대(30%), 20대(22%), 50대(14%)순으로 집계됐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더치페이 암보험은 일반 암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내용이 단순해 이해하기 쉽고, 보험료의 사용처와 수수료가 공개돼 투명성이 높다”며 "스마트폰과 앱에 친숙한 젊은층 가입이 고령층에 비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후불제는 아니지만 보험 가입 후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사 이익의 90% 이상을 계약자에게 환불해주는 P2P 보험 상품이 다음달 초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이 출시하는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을 제안해 지난 2월 20일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그동안 국내 P2P 보험 상품은 2016~2017년 스타트업 회사들이 보험사 제휴를 통해 내놓은 바 있지만 보험업법 규제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이 출시되면 보험료 경감 및 고객이 건강할수록 보험사고를 내지 않는 등 사회적 선순환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P2P 보험은 2030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으로 보험사 신규 고객을 늘리는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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