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구창모가 다승과 삼진, 평균자책점 3관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새로운 '괴물 투수'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23)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KBO리그에 남긴 기록들에 도전하고 있다. 구창모가 2006년 류현진 이후 명맥이 끊긴 좌완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다. 
 
구창모는 입단 때부터 큰 기대를 모았고, 데뷔 첫 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기복이 문제였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위기에서 멘털이 흔들리며 마운드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지난해 시즌부터 부활 조짐을 보였다. 데뷔 후 첫 두 자리 승수(10승)를 따냈다. 하지만 시즌 막판 허리 피로 골절 부상으로 그 해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다. 
 
환골탈태. 구창모는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 특히 커브의 제구가 잡히면서 기존 강점이던 슬라이더, 포크볼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구창모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그만큼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 받던 멘털도 한층 강해졌다. NC는 선수들을 위해 멘털 코치를 두고 있다. 구창모는 "마운드 위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던질 여유가 생겼다"며 멘털 코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창모의 노력은 시즌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향하는 지금까지 빛을 발하고 있다. 구창모는 탈삼진(76개)과 다승(7승) 부문에서 리그 1위(2일 오전 기록)다. 1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이날 4번 타자로 출전한 정훈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으나 1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이 1.50으로 소폭 상승했다. 평균자책점 1위는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1.42)에게 내줬다.
 

류현진 이후 KBO리그 좌완 투수 중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록 평균자책점 1위에서 물러났지만 지금까지 페이스라면 류현진이 2006년 세운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류현진은 당시 30경기에 나서 201.2이닝을 소화하며 18승 6패,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으로 맹활약했다. 그 해 트리플 크라운으로 사상 첫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역사를 썼다. 
 
또 주목해야 할 기록은 탈삼진이다. 올 시즌 10경기에 나선 구창모는 76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경기 평균 7.6개다. 선발투수가 한 시즌 28~30경기에 나선다고 할 때 구창모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23개 이상의 탈삼진이 가능하다. 삼진 223개는 KBO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으로 '무쇠팔' 故 최동원이 1984년 작성한 대기록이다. 구창모가 류현진을 넘어 최동원의 진기록까지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창모는 1일 롯데와 경기 후 "류현진 선배와 비교는 부담스럽다"면서도 “탈삼진왕은 욕심 난다. 삼진을 잡는 건 자신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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