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0번째 슈퍼매치 3-3 무승부 혈전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린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이상빈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로 불리며 오랜 시간 K리그를 빛내 왔다. 두 팀은 만날 때마다 파울이 난무하는 거친 경기력으로 긴장감을 북돋웠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을 논할 때 첫 손에 꼽히는 게 ‘슈퍼매치’다. 하지만 2020시즌 첫 만남을 앞두고 두 팀 다 부진을 거듭하자 역대 90번째 ‘슈퍼매치’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는 것도 무관심에 무게를 더했다. 연패 흐름을 반드시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마주한 두 팀은 막상 뚜껑을 여니 예상과 다른 결과로 ‘슈퍼매치’ 명성을 되찾았다.

두 팀의 맞대결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원큐 K리그1 10라운드로 펼쳐졌다. 리그 9위 서울과 10위 수원이 겨루는 형국이라 상위권 팀 간 맞대결보다 긴장감은 떨어졌다. 아울러 수원이 2015년 4월 이후 16전 7무 9패로 서울과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자 또다시 싱거운 라이벌전으로 마무리되리란 전망이 나왔다. 5연패 뒤 1승으로 간신히 연패를 끊은 서울과 2연패에 빠진 수원이 벼랑 끝에서 반드시 서로를 무너뜨려야 하는 상황은 경기 초반부터 접전으로 발현됐다. 수원이 전반 11분 외국인 공격수 아담 타가트(27) 페널티킥 골로 앞서가자 서울도 거세게 반격했다. 17분 뒤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5)이 동점골로 응수했다. 팽팽하던 흐름은 전반 41분과 45분 타가트, 김건희(25)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깨지는 듯했다. 수원이 단숨에 3-1로 리드를 잡았다.

수원의 우세로 전반전이 마무리된 뒤 시작한 후반전에서 서울이 저력을 뽐냈다. 후반 11분 조영욱이 추격골을 뽑아낸 데 이어 4분 뒤 고광민(32)이 프리킥 기회에서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다시 한번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어느새 3-3 스코어가 됐고 두 팀은 누구 하나 앞서는 모습 없이 막상막하 흐름으로 경기를 이어나갔다. 후반 추가시간엔 서로 한 차례씩 골대를 맞히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결국 경기는 6골이 터진 접전 끝에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양 팀 선수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치열했던 경기의 흔적이다. 패배가 만연한 팀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한 상황에서 서로를 상대한 서울과 수원은 ‘구관이 명관’이라는 격언을 다시 아로새기며 ‘슈퍼매치’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경기 시작 전 쏟아진 질타와 의심의 눈초리에도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서로를 옥죄는 명승부를 펼쳤다. 김이 빠져도 ‘슈퍼매치’는 이름 그대로 ‘슈퍼매치’였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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