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훈련하는 트라웃.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확진자 속출과 간판선수들의 잇따르는 불참 선언으로 혼돈에 빠졌다.

MLB 사무국은 4일(한국 시각)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총 구성원 318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한 결과, 1.2%인 38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양성 반응자는 19개 팀에서 나왔다. 선수는 31명, 구단 직원은 7명”이라고 밝혔다.

MLB 사무국에선 리그 규정에 따라 확진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선수들의 실명이 알려졌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 델리노 드쉴즈(28), 샌디에이고 외야수 토미 팸(32) 등 유명 선수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5일“캔자스시티의 주전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30)와 미네소타의 주전 3루수 미겔 사노(27)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의 프레디 프리먼(31), 피트 코즈마(32), 윌 스미스(31), 투키 투상(24)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콜로라도 로키스에서는 프렌차이즈 스타 찰리 블랙몬(34) 등 선수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LA 다저스에서는 유망주 키버트 루이스(22)등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광현(32)의 동료들도 코로나19 위험을 피해가지 못했다. 존 모젤리악(51) 세인트루이스 사장은 이날 “리카르도 산체스(23), 헤네시스 카브레라(23) 등 투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중 카브레라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 엘레후리스 몬테로(22), 이반 에레라와 함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따라서 이들 세 명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MLB 사무국이 개막을 강행하고 있으나 MLB가 코로나19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계속 확인된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불참 선언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다저스의 왼손 에이스 데이비드 프라이스(35)는 2020시즌을 포기했다. 프라이스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심사숙고한 끝에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번 시즌을 뛰지 않는 게 최선이라 결정했다"고 썼다. 자녀들의 건강을 이유로 시즌 참가를 포기한 프라이스는 경기 수에 비례해 받기로 한 올해 연봉 142억 원을 과감하게 버렸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라이언 짐머맨(36)과 조 로스(27),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베테랑 투수 마이크 리크(33)도 시즌 참가를 포기했다. 빅리그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29)도 2020시즌 포기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트라웃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팀 훈련을 마치고 현지 취재진에게 "2020시즌을 정상적으로 참가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다음 달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MLB 사무국은 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와 올스타전을 열지 않기로 했다. 마이너리그 개막이 취소된 건 1901년 리그 운영이 제도화된 뒤 처음이다. 1933년 시작된 MLB 올스타전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여행 제한 조처가 이뤄진 1945년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로 취소됐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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