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이상엽이 안방극장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굿캐스팅'의 윤석호부터 KBS2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윤규진까지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엽은 "'굿캐스팅' 편성이 밀리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3월에서 9월 사이에 방송이 된다고 했는데 정말 다행인 건 서로 요일이 겹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양측에서 이해해주셔서 토일월화로 나올 수 있었다"라며 "이제부터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윤규진으로만 살면 되지만 윤석호, 윤규진 둘 다 같은 성씨라서 방송 보면서 조마조마했다. 어쨌든 이상엽이 연기하는 거라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불편하거나 식상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좋게 봐줘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 '굿캐스팅'이 종영했다.

"재미있게 잘 논 것 같다. 좋은 사람들하고 재미있게 마피아 게임 하듯 마이클을 찾으며 지냈다. 그래서 드라마는 끝났지만 우리끼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이다. 계속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서 아직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캐릭터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 촬영은 훨씬 전에 끝났는데.

"사전제작이면 촬영이 끝나고도 방송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보니 관계가 이어지는 게 있다. 다 같이 궁금해하다 보니까 9개월, 10개월 동안 계속해서 얘기하고 방송 하면 또 새롭게 얘기하기도 한다. 호흡이 긴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시즌 2 이야기도 우리끼리는 하고 있어서 여운이 더 긴 것 같다."

- SNS에도 시즌 2를 염원하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 게시물 쓰고 나서 감독님께 바로 말했는데 '뭘 그렇게까지 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래도 월화극 1위를 했고 시청률도 괜찮아서 감독님의 어깨가 더 무겁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감독님, 작가님은 말을 아끼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배우들끼리는 계속 얘기하고 있는 거라 계속 열심히 물어보려고 한다."

- 그럼 시즌 2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가.

"이번에 보여주지 못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배우들이 액션 하는 거 보면서 힘들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내내 부럽기도 하고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그런데 석호가 액션을 하는 게 상상이 잘 안 되긴 한다."

- 윤석호는 남자주인공인데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모습이 많았다.

"상처 때문에 벽을 만든 거지 석호도 사람이다. 사격을 못하는 허당스러움도 있지만 연기 하면서 인간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극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20대의 석호랑 비슷한 모습들이 보였다. 나도 그렇게 연기를 했고. 처음에는 멋있고 싶었다. 멋을 부린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서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찬미와 책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신을 찍고 나서 석호를 너무 냉혈한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연기도 인간적인 면을 좀 더 보여주려고 했다."

- 그럼 윤석호와 실제 이상엽은 얼마나 닮아있나.

"윤석호는 강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상엽은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다. 석호가 본인의 상처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데 실제의 나는 그런 걸 누구한테 털어놓거나 상대한테 의지를 많이 한다. 현장에서도 최강희 누나나 여러 사람한테 의지했다. 옷 스타일도 다르다. 석호는 늘 슈트 차림이지만 나는 슈트 한 벌이 없다."

- OST에도 참여했는데.

"꿈은 이루어지는 것 같다(웃음). 출연하는 드라마의 OST에 참여하는 건 모든 배우들에게 로망으로 남아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농담처럼 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음악 감독님한테 연락이 와서 정신을 차려보니 녹음을 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요즘에는 잘 안 듣고 있지만 음원사이트에서 내 목소리 나오는 게 신기해서 2~300번은 들은 것 같다."

- '굿캐스팅'은 방송 내내 1위였는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연출이 신선하고 유니크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는 내용이지만 보게 되는 드라마였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상황들을 적재적소에 녹여서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샀던 것 같다."

- 최근에 쉴 틈 없이 작품 하고 있는데.

"'톱스타 유백이'까지 해서 한 달 이상 쉰 적이 없었다. 길게는 2~3주 정도 쉬었는데 그 사이에는 '시베리아 선발대'도 촬영했고. 그런데 다행히 비슷한 느낌의 드라마가 아니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았다. 현장에 있는 게 행복해서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 벌써 데뷔한 지 14년이다. 위기는 없었나.

"'기회의 다른 말은 위기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좋은 캐릭터를 할수록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불안과 걱정으로 나를 눌렀던 것 같다. 그런데 좋은 선배님들과 같이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없어졌다. 어차피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거니까."

- 그럼 배우로서의 지향점 같은 게 있나.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남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매번 전형적인 연기를 하지 않고 색다른 시도를 통해서 자연스러우면서 좋은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

사진=웅빈ENS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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