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MLCC 점유율 꾸준한 상승세…"지속 가능한 경영으로 내실 다질 것"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3P'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전기 제공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 일본 경쟁사에 앞서는 지속가능 경영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MLCC 분야 1위 삼성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수출 규제 여파 속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이라는 정공법을 택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이후 한국 산업계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도 범부처 협력기구를 별도 설치해 기업 지원에 나섰고 여러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도출됐다. 

그러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은 아직도 일본 기업 글로벌 점유율이 높다. 자동차 산업 등 기초 체력이 튼튼한 기간산업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MLCC는 전기를 보관·방출하는 일종의 댐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케 흐르도록 조절해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준다. 0.3㎜ 두께에 최대한 많이 적층해야 전기 축적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술력이 중요한 분야다.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MLCC 수요가 급증 하면서 관련 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988년부터 MLCC 사업을 시작해 지난 2018년에는 MLCC 부문 매출액 3조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 삼성전기 전체 매출액(약 8조)의 37.5%에 달하는 비율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기 올해 예상 매출액을 3조2000억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은 여려 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영 이념으로 ‘3P'를 내세우며 내실 있는 경영을 약속한 바 있다.

3P는 수익(Profit) 확보를 통한 실속 경영에 힘쓰되 사람(People)과 환경(Planet)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임직원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까지 도모하겠다는 경 사장의 이념이 묻어나는 항목이다.

현장형 ‘부품통’으로 알려진 경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디지털 전환을 통해 대응력을 높이고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주력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해 지속 성장의 바탕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삼성전기는 이러한 경영 기조에 따라 업계 경쟁력 상승을 위해 노력 중이다. 향후 늘어날 전장, 산업용 MLCC 수요에 대응코자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 'AEC-Q200' 인증과 휨강도 개선 제품 등 다양한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보에 나섰다. 지속 가능 하면서도 부가 가치가 높은 매출 비중을 늘려 기업 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향후 고부가 라인업을 늘려나가되 코로나19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삼성전기가 강점을 가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집중할 에정"이라며 "특히 ESG 지속가능경영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한 꾸준한 성장에 방점을 두고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MLCC 글로벌 점유율은 20%를 넘어 우상향하고 있다. /DB금융투자 제공

지난 10년간 삼성전기 생산 능력은 월 530억개에서 750억개로 증가했다. 업계 글로벌 1위인 일본 무라타가 같은 기간 월 720억개에서 1250억개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부족한 수치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쳐 일본 업체들이 휘청일 때 삼성전기는 오히려 성장 발판을 마련했고 업계 2위로 도약하면서 지난해 기준 MLCC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을 넘어선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만하더라도 MLCC 시장은 무라타, 교세라 등 일본 업체의 독무대였기 때문에 최근 삼성전기가 보여준 성장세는 더욱 의미가 깊다.

2011년 이후 스마트폰이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MLCC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5G 통신장비와 서버, 전기차 분야 등에서 MLCC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관련 전장용 MLCC는 지난 2013년 이후 연평균성장률 25%를 기록하며 향후 삼성전기를 비롯한 MLCC 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전기가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장용 MLCC 시장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전장용 MLCC는 무라타, IT용 MLCC는 삼성전기가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전장용 MLCC는 전체 시장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기는 매출액의 10%정도만 전장용에서 발생 되는 상황이므로 적극적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IT용 MLCC 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디지털 뉴딜로 5G, 인공지능 산업이 확대되며 고부가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도 함께 준비해나간다.

마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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