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도약하는 짱뚱어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여름의 열기가 온 몸으로 느껴지는 7월이다.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면 한 여름은 어쩌나"라는 걱정이 커지는 만큼 입맛을 확 당기는 특별한 '무엇'에 대한 욕구도 샘 솟는다. 땡기는 음식도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 고민인 당신께 전남 강진에서 만난 밥도둑 토하젓과 짱뚱어를 추천한다. 

◆갯벌 위 소고기 '짱뚱어' 

강진엔 토하 이외에도 떨어진 기력을 보충해 줄 '갯벌 위 소고기' 짱뚱어가 있다. 이 짱뚱어를 탕으로 끓여 낸 짱뚱어탕은 전라도의 보양식이다. 순천, 해남, 신안, 벌교, 강진 등 남도의 청정 갯벌에서 서식하는 짱뚱어는 이름처럼 특이한 습성과 생김새는 물론 맛과 영양까지 갖춘 특별한 생선이다. 짱뚱어라는 이름은 '잠퉁이'에서 비롯됐다. 물고기 치고는 드물게 10월 초에서 이듬해 4월까지 긴 겨울잠을 자는 습성 때문에 얻은 명칭이다. 

짱뚱어는 독특하게 등에 지느러미가 있고 유난히 큰 머리 위에 두 눈이 툭 불거져 있어 우스꽝스럽다. 더 재밌는 건 짱뚱어는 어류답지 않게 공기호흡을 하며 갯벌 위를 뛰어다닌다. 짱뚱어는 간조와 만조 사이에 드러난 조간대(만조 때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있다가 간조 때 노출되는 연안 지역)에 서식한다. 물이 빠지면 짱뚱어는 가슴의 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을 기어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데 그 모습이 사뭇 귀엽다. 

이런 특성 탓에 햇볕을 많이 쪼이며 자란 짱뚱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아 탕으로 끓이기 그만이다. 강진 등 현지 사람들은 짱뚱어를 '갯벌 위 소고기'라고 부르며 '짱뚱어 100마리를 먹으면 1년 내 앓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짱뚱어는 자양강장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짱뚱어에는 타우린, 칼륨, 게르마늄, 마그네슘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원기충전과 기력회복에 좋다.

토하를 채취 중인 모습. 연합뉴스

◆청정 1급수에서 나온 '밥도둑' 옴천 토하젓

토하젓은 민물새우인 토하를 소금에 절여 담근 전라남도 강진군의 특산물이다. 특히 강진군 옴천면의 토하젓은 궁중에 진상됐을 정도로 그 맛과 영양이 뛰어나다. 

소설가 황석영은 산문집 '밥도둑'에서 토하젓을 일컬어 '고봉밥을 먹어치우는 밥도둑놈'이라고 표현했다. "진짜배기 토하젓은 새우의 몸체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야 싱싱한 향내가 난다. 토하젓을 집어 씹어보면 몸이 탁탁 터지면서 향긋한 흙냄새가 난다. 그래서 토하젓이다. 이 토하젓을 한 젓가락씩 집어다 밥에 살살 비벼 먹으면 기가 막힌데 비벼서 잠깐 놓아두면 이내 밥알이 삭아버린다. 그래서 소화제라고도 부른다."

황석영의 산문집처럼 토화젓은 여름철 보리밥을 먹고 체했을 때 토하젓을 먹으면 낫는다고 해 '소화젓'으로 불렸다. 이런 이유로 과거 지리산에서 활동하던 빨치산들이 토하젓을 상비약으로 들고 다녔다고 한다. 토화젓은 이런 소화 기능 이외에도 키틴올리고당 성분이 풍부해 체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또 지방분해효소인 프로타이제와 리파아제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돼지고기를 먹을 때 먹으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토하는 절지동물 십각목(十脚目) 새뱅이과의 갑각류에 속하는 민물새우로 몸의 색은 어두운 갈색이고 등면 가운데 등뼈 모양의 얼룩무늬가 있다. 산란기는 5~7월이다. 토하는 청정 1급수와 기름진 흙에서만 생장하는 아주 작은 민물새우로 주생산지는 전남이다. 주로 저수지나 논에서 서식하며 전라도 지방에선 '생이' 또는 '새비'라고 부르고 충청권에서는 '새뱅이'라고 칭한다. 

'오늘 뭐 먹지'라는 고민이 든다면 토하젓과 짱뚱어탕은 어떤가. 

강진군(전남)=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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