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해외 K팝 팬덤 사이에서 한복 열풍이 뜨겁다. 최근 인기 아이돌 스타들이 무대나 뮤직비디오 등에서 한복을 착용하고 나왔기 때문인데. 동양풍의 의상을 보면 일본의 기모노만 떠올리던 해외 젊은층에게 '한복'이란 두 글자가 꽤 강렬하게 각인된 모양새다. 한복(hanbok)이란 키워드는 최근 1년 간 구글 트렌드에서 지난 달 말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이 한복 입고 등장한 '아이돌' 뮤직비디오.

■ 한복이 뭐예요? Q&A부터 인증샷까지

최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 영어로 '한복'을 검색하면 외국인들이 올린 게시물들이 숱하게 쏟아진다.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복을 입고 찍은 기념 사진부터 한국 전통 문양을 살린 장신구와 마스크를 소개하는 글, 한복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과 답변까지 콘텐츠도 다양하다.

해외에서는 한복을 부분이자 전체로 본다. 저고리, 두루마기 같은 개별 피스도 한복으로 통칭된다. 때문에 일상룩에 '한복 마스크'를 매치했다거나, '한복 모자'를 썼다는 등의 표현이 자주 관찰된다. 전통 복식에 대한 용어들을 한 번에 알기 어려운 외국인들에게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을 설명하는 친근한 키워드다. 노리개만 달아도, 두루마기만 걸쳐도 한복이라고 통칭되기 때문에 전통 의상이지만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접근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수요도 증가세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의 분석에 따르면 3년 전과 비교해 패션·캐주얼한복 수요는 3년 전과 비교해 19%나 늘었다. 또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맞춤 한복까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해 생활한복 입고 공항에 등장한 정국.

■ 방탄소년단이 띄우고 블랙핑크가 폭발시켰다

이 같은 한복에 대한 인기의 배경에는 K팝 스타들이 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인물로 방탄소년단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지난 2018년 8월 발표한 노래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서 다양한 한복 패션을 보여줬다. 한복을 입고 신나게 뛰어다니며 방탄소년단은 한복은 격식에 맞춰 입어야 하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날려줬다.

그 해 연말 열린 '멜론뮤직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은 부채춤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전 세계 팬들이 지켜 보는 시상식에서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뽐낸 것. 한복과 전통춤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졌음은 당연한 일이다. 지민의 부채춤 퍼포먼스는 200만이 넘는 트윗량을 기록하며 전 세계 트렌드 2위에 올랐다. 이 일로 지민은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 부채춤 보존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주중한국문화원은 지민의 이 부채춤 퍼포먼스를 홍보 콘텐츠로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 달 30일 주중한국문화원의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은 중국에서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후 지난 해 7월 또 다른 멤버 정국이 일본 콘서트를 위해 출국할 때 공항에서 생활한복을 착용하며 다시 한 번 한복에 대한 관심이 상기됐다. 정국이 입은 의상은 부산 사하구에 있는 직원 10여 명의 승복 생산·판매업체인 지장사의 것으로 지장사는 이후 쏟아지는 관심에 힘입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내 취향존중 매장에 팝업 스토어 형태로 입점하기도 했다.

'하우 유 라이크 댓' 뮤직비디오에서 한복 입은 블랙핑크.

한복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블랙핑크의 '하후 유 라이크 댓' 이후 정점을 찍고 있다. 블랙핑크는 지난 달 말 공개된 '하우 유 라이크 댓'의 뮤직비디오에서 한국적 문양과 고름 등 한복을 차용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노리개를 견장으로 사용하고 저고리 안에 톱을 매치해 고름을 푼 채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 블랙핑크는 한복에 강렬한 이미지를 입혔다.

블랙핑크는 미국 NBC의 인기 토크쇼인 '지미 팰런 쇼'에 출연, 한복 패션으로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블랙핑크의 '지미 팰런 쇼' 무대 영상은 동시 접속자 수 21만 명을 기록했을 정도. 멤버 제니와 로제가 입은 의상을 리폼 및 제작한 국내 한복 브랜드 단하에는 글로벌 팬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 유 라이크 댓'으로 기네스 5개 부문에 등재되는 등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을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는 블랙핑크의 날개를 단 한복이 어디까지 더 뻗어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아이돌' 뮤직비디오 캡처, OSEN,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