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학범 감독 보는 앞에서 원맨쇼
포항 스틸러스 송민규.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4골 2도움. 만 21세에 불과한 유망주 선수가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0라운드까지 작성한 공격포인트다. 기록의 주인공은 포항 스틸러스 윙포워드 송민규다. 올해로 프로 입문 3년 차에 접어든 송민규는 올 시즌 초반 같은 나이대 선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으로 K리그1를 주름 잡고 있다. 나아가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대표팀) 합류까지 노린다. 시즌 레이스의 반도 오지 않은 시점에 벌써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유력 후보로도 떠오르며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송민규의 성장은 눈부시다. 2018시즌 2경기 출전, 2019시즌 27경기 2골 3도움이 K리그1 커리어 전부였던 그가 올 시즌 벌써 10경기 4골 2도움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주전으로 도약했다.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발이 강점으로 꼽힌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는 돌파력에 탁월한 결정력까지 갖췄다. 경기 중 유기적인 패스로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포항의 스틸타카(스틸러스 + 티키타카)에서 송민규의 움직임이 빛난다. 특히 역습 상황에서 상대 오른쪽 측면을 파괴한 뒤 최전방 공격수 스타니슬라브 일류첸코(30ㆍ러시아)에게 찔러주는 패스가 날카롭다.

2골 1도움을 올린 5일 성남FC와 10라운드 원정경기가 기량을 증명한 무대다. 전반 22분 오로지 개인 능력으로 선제골을 뽑아내고 47분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패스로 일류첸코의 추가골을 도왔다. 후반 2분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일류첸코의 패스를 받아 가슴 트래핑 이후 한 차례 터치로 각을 만들어 낮게 깔아차는 슈팅을 시도해 또다시 골망을 갈랐다.

약관의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자 영플레이어상 싸움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2013년 신인상이 사라지고 신설된 영플레이어상은 데뷔 3년 이내, 해당 시즌 절반 이상 소화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만 23세 이하 선수에게 돌아가는 영광이다. 27라운드로 치러지는 2020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송민규만큼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없어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스스로도 올 시즌 상승세가 놀랍다. 송민규는 성남전을 마친 뒤 “이렇게 성장하는 제가 무섭다”고 밝혔다. 남다른 결정력 배경엔 김기동(48) 포항 감독의 주문이 자리한다. 송민규는 “감독님이 골키퍼 얼굴 보이면 바로 슈팅하라고 한다. 저는 감독님이 하라는 것만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성적까지 뒷받침하면서 송민규의 올림픽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그가 원맨쇼를 펼친 성남전을 김학범(61)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내년 7월로 예정된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명단 짜기에 집중하는 김학범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김학범호 승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올 1월 한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이끈 측면 자원 김대원(23), 정승원(23ㆍ이상 대구FC)과 경쟁을 뚫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일각에선 현재 기량만 놓고 볼 때 둘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둘보다 앞선다고 평가한다.

김기동 감독은 애제자의 김학범호 승선과 관련해 “대표팀에 들어가도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며 ”다른 팀에 가거나 다른 감독이 선택할 때는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송민규는 그럴 능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송민규는 자신의 태극마크 가능성이 떠오른 것과 관련해 즉답을 피하면서 당분간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대표팀 발탁, 영플레이어상보다 당장 우리팀 승리가 중요하다”며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게 우선이다”고 밝혔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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