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의 대표적 향토음식 강진 한정식 한 상 모습. 강진군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옛부터 "강진에서 음식 자랑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수라상 부럽지 않은 푸짐한 강진의 한정식을 두고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 다양한 한정식이 있지만 그 중 으뜸은 단연 강진 한정식이다. 남도의 끝자락 강진에서 유독 한정식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뭘까. 

◆유배의 고장 강진서 꽃핀 한정식

조선시대 강진은 유명한 유배지였다. 역설적이게도 강진의 한정식 문화는 유배의 역사 속에서 싹을 틔웠다. 강진으로 내려온 관료와 문인들은 강진에 양반문화를 전수했고, 탐진강의 민물과 바다가 만나 이룬 강진의 풍부한 물산이 더해져 특유의 강진문화를 만들었다. 대표적 인물이 18년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한 다산 정약용이다. 다산은 강진에 다산초당을 열고 중인 자제들에게도 글을 가르쳐 훌륭한 인재를 양성했다. 그 중 가장 뛰어난 제자로는 강진 아전 출신의 아들 황상을 꼽을 수 있다. 이외에 다산은 강진 일대 승려들에게도 학문을 전했다. 특히 초의선사 의순과 교우가 유명하다. 

강진은 양반문화와 육지와 바다를 아우르는 풍부한 물산을 결합해 30첩이 넘는 강진 한정식과 같은 향토음식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유배를 따라온 수라간 궁녀가 지역 아녀자들에게 궁중음식의 비법을 하나둘씩 전하면서 강진 한정식은 향토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본래 궁에서는 왕의 수라상으로 12첩 반상이 차려졌지만 일반은 9첩 이하로 제한했다. 반찬은 구이와 전, 볶음, 편육, 조림, 지짐, 생채, 취채, 숙채, 튀김, 전골, 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됐다. 

강진 한정식 모습. 강진군

◆'음식'에서 '문화자원'으로…한정식의 변신

강진의 한정식은 전통을 기법으로 건강과 맛을 유지하는 한편 강진만 등에서 생산된 나물과 육류, 해산물 등 사시사철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재료를 바탕으로 차려진다. 기본 반찬은 삼색나물과 마른반찬, 장아찌, 젓갈, 김치 이외에 광어회와 전복구이, 대하구이, 소고기 육회, 삼색전, 꼬막, 소라, 돼지고기, 수육, 홍어, 낙지 볶음, 떡갈비, 간장·양념게장 등 20여가지의 음식으로 구성된다. 

강진은 한정식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가 있는 특화 메뉴를 개발했다. 김영랑 시인 등으로 대표되는 시문학 고장의 특징을 한정식에 접목해 '시화(詩畵)'가 있는 한정식이 사랑받고 있다. 또한 관광문화복합형시장인 '강진 오감통'에 있는 한정식 체험 점포인 강진오감누리타운은 강진의 음식 관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각광 받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강진 한정식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역사와 전통이 있는 지역의 문화자원"이라면서 "강진 한정식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전남)=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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