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멈췄던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진짜 생존 경쟁이 막을 올렸다.

김광현은 4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시작된 ‘서머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 스프링캠프가 중단된 후 약 4개월 만에 팀 훈련을 재개했다. 메이저리그는 7월 초부터 팀별로 각자 모여 3주간 '서머 캠프'를 진행한 뒤 이달 말부터 팀당 60경기씩 정규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김광현은 6일 오랜 만에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마이크 쉴트(52)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정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김광현이 홈구장에서 타자를 상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격수 없이 포수와 각 루에만 내야수를 세우고 카펜터나 야디어 몰리나(38) 등 팀 내 중심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 중 맷 카펜터(35)는 김광현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타석에서 내려왔다.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페이스를 자랑했다. 시범경기 4차례 등판에서 8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선발진 진입이 유력했으나 갑작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좋은 흐름이 끊겼다

선발 다툼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다. 상황이 김광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진 않다. 실트 감독은 지난달 27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막 후 60경기 동안 5인 선발 로테이션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이미 에이스 잭 플라허티(25)를 비롯해 다코다 허드슨(26), 아담 웨인라이트 등이 자리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팔꿈치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마일스 마이콜라스(32)도 무사히 복귀했다. 실질적으로 남은 자리는 하나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뛰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와 김광현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8일 “마르티네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마쳤고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고국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훈련한 마르티네스는 미국으로 복귀하면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헤네시스 카브레라와 같은 비행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음성 판정을 받아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그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잭 톰슨(23)과 함께 캠프에 합류했다..

마르티네스가 팀 훈련에 합류하면서 5선발 다툼도 본격화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캠프에 지각 합류하면서 몸 상태에 물음표가 달렸다. 마르티네스와 달리 팀에서 훈련을 받은 김광현이 서머 캠프에서 눈도장을 찍는다면 5선발로 낙점될 가능성이 열린다.

한편, 세인트루이스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경기를 시작으로 시즌 문을 연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할 날도 머지않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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