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물실적으로 버텼지만 여객운송 줄어 급전환
자산 매각과 M&A 등 활로 모색도 난관 봉착
인천국제공항에 나란히 계류 중인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항공업계 전반에 걸친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며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화물 운송 실적으로 2분기 적자를 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항공사(FSC)도 하반기 공급 완화로 침체가 예상돼서다.

9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별도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실적 추정치(컨센서스) 18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여객 수요가 ‘전멸’ 수준으로 급감하며 5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1분기 영업손실 2082억원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802억원으로 나타나 타격이 완화될 전망이다.

두 대형 항공사의 컨센서스가 회복할 것으로 집계된 것은 코로나19로 국제 항공기 운항률이 급감하면서 화물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 TAC에 따르면 올 5월 중국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운임은 ㎏당 10.83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상승했다. 여기에 인건비, 유류비 등 비용이 대폭 감소해 실적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제 화물 운송 공급 부족도 점차 완화되고 있어 일시적인 실적 회복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업계와 증권가의 관측이 나온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6월 국제선 화물 운송실적은 21만415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1만9719톤을 기록해 20.2% 급증했지만 이후 감소폭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급등세는 5월 중순 이후 하락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화물기 확대, 긴급성 화물 감소로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항공 운임도 재차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조기 해소 가능성이 요원해짐에 따라 향후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6월 들어 일부 노선 운항이 재개되었으나 오히려 운항 과정에서 낮은 탑승률로 인해 운항 확대가 적자폭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업계가 자산 매각,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기내면세품판매사업과 기내식사업에 대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기내식사업부 매각 관련 기사가 보도된 이후 조합원들은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며 “회사는 유휴자산 매각이 우선시 돼야 함에도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우선 추진해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M&A도 이스타항공 근로자에 대한 체불임금 지급 등 선결과제 미해결을 이유로 난관에 봉착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에 대해 조속히 결론을 내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전세계적 침체기에 빠져 있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정상화는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적어도 3~4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대부분의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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