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가요계 '온택트'(온라인의 온(ON)과 연결된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컨택트를 합친 말. 온라인에서 연결된다는 의미) 공연 열기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 지침을 준수하며 오프라인 공연 개최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 때문에 관객들과 대면 소통이 불가하다는 단점에도 온라인 공연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진행한 인스타 라이브 공연.

■ 깜짝 무료 공연부터 정기 프로그램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초기에는 게릴라식으로 깜짝 열리는 무료 공연들이 많았다. 정식으로 장소를 대관해 진행되는 게 아닌 집이나 작업실, 연습실 등에서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켜고 히트 곡 몇 곡 씩을 불러주던 게 시작이었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투게더 앳 홈(집에서 함께)'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에서 라이브를 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선우정아,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십센치 등 여러 스타들이 참여했다.

슈퍼엠 '비욘드 라이브' 포스터.

본격적으로 유료 온라인 공연이 시작된 건 지난 4월 말 슈퍼엠 콘서트 때부터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 손 잡고 온라인에 최적화된 형태의 디지털 콘서트 콘텐츠인 '비욘드 라이브'를 론칭했다. 슈퍼엠은 그 첫 주자로 세계 최초로 온라인 전용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이후 수많은 K팝 스타들이 온라인 공연으로 팬들과 만났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NCT 127, 방탄소년단, 아스트로, (여자)아이들 등 많은 스타들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고, 정용화, JBJ95, 청하 등이 온라인 팬미팅을 열었다. 강다니엘은 오는 25일 첫 번째 온라인 팬미팅을 앞두고 있다. '드림콘서트', 'KCON' 같이 여러 K팝 스타들이 출동하는 정기적인 대규모 공연들도 올해는 온라인으로 관객들과 만나기로 했다.

단일 아티스트뿐 아니라 서울시, 제주관광공사, 강남구, 청양군, 월드비전 등 지자체와 각종 단체들에서도 코로나19 시대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는 온라인 공연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매 주 토요일 오후 온라인 공연을 송출하는 강남구처럼 온라인 공연을 정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곳들도 있다.

■ 힐링과 재미 갖춘 '온택트 공연'

이 같은 온라인 공연들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K팝이 글로벌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재, '온택트 공연'은 해외 팬들이 비행기 티켓을 구입할 필요 없이 집에서 편안히 K팝 스타들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코로나19로 자유로운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온라인 공연들은 소통의 부재로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공연장에서 다른 관객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함께 노래하고 응원하는 현장감은 없지만, 대신 공연장에서는 미처 멀어서 보지 못 했던 스타들의 땀방울 하나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공연들은 대개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한 채 진행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각도, 원하는 멤버를 중점적으로 볼 수 있기도 하다. '비욘드 라이브'의 경우 방에서 공연을 보고 있는 팬들의 얼굴을 멤버들의 뒤편에 띄워 실제 연결돼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온택트'의 의의를 제대로 살렸다.

하하와 별이 재능기부로 참여한 온라인 교육 강의 콘텐츠.

온라인 공연이 활성화됨에 따라 가요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그맨 윤형빈은 지난 5월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윤형빈 소극장에서 '코미디의 맛'을 개최했다. 오프라인 입장료는 단독 5000원. 정가보다 약 9배 싼 가격이다. 또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유튜브 채널 윤소 코미디를 통해 '방구석 콘서트'를 열고 안방까지 웃음을 전달했다.

연예계 대표 부부인 하하와 별은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과 개그맨 강재준, 야구선수 강병현 등과 함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만들어 배부했다. 작곡과 보컬 등을 다룬 음악 수업부터 체조·스트레칭을 강의한 체육 수업, 자신만의 MBTI 인포그래픽 디자인을 주제로 한 미술 수업 등의 콘텐츠가 재능기부 형태로 제작됐다. 다둥이 부모이기도 한 하하와 별의 고민이 담긴 콘텐츠로 다른 많은 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힐링과 재미를 담은 온라인 공연들은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마틴 인스타 라이브 캡처, SM엔터테인먼트, 콴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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