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박기웅이 '꼰대인턴' 현장 비하인드를 밝혔다. 최근 종영한 MBC '꼰대인턴'에서 박기웅은 철없는 준수식품 대표이사 남궁준수로 분했다. 주인공 가열찬(박해진)을 질투하고 방해하는 역할이었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완성시켰다. 박기웅은 "처음에 남궁준수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이만식(김응수)와 처음 만나는 신에서 형이라는 애드립을 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초반 캐릭터를 잡고 나니 그 후에는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며 "촬영하면서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나기도 했는데 감독님은 그걸 NG인지 모르기도 했다. 그만큼 편하고 자연스러운 현장이어서 남궁준수도 밉지 않은 캐릭터로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쉴 시간이 없었을 텐데.

"이번 작품은 놀면서 해서 정말 힘들지 않았다. 배우 생활에 손 꼽을 정도로 놀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재미있었다. 끝났다는 게 아직 아쉽다. 12부작으로 짧아서 더 그런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 전 작품에서 외로웠다고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마케팅 영업팀에 끼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해 외로웠다(웃음). 마케팅 영업팀과 함께 하는 신이 많지 않았는데도 일부러 촬영할 때 미리 가서 볼 정도였다.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연기)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감독님, 스태프, 중견 배우 분들의 배려가 있어서였던 것 같다. 모두 외로운 나를 잘 챙겨줬다."

- 어떻게 챙겨줬나.

"연락도 자주 하고 현장에 가면 더 반겨줬던 것 같다. 어려워할 수도 있는데 다들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마웠다."

- 재미있게 놀았던 현장이라고 했는데.

"분위기가 정말 밝은 현장이었다. 늦게 캐스팅돼서 이 작품에 막차를 탄 셈이었다. 그런데 먼저 촬영을 시작한 해진이 형이 촬영하고 나서 전화로 정말 큰일 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까 '세상 이렇게 순둥이들만 있는 현장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고 나가봤더니 진짜로 이렇게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현장이 있을 수 있나 싶더라. 정말 다 순하고 좋았다. 이렇게까지 구성되기는 쉽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좋은 분위기가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나.

"시청률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후회 없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잘 맞는 작품을 해봤는데 그런 작품들은 항상 후회가 없었다. 시청률이 잘 안 나오더라도 마니아가 생기더라. 좋은 분위기가 시청률로 무조건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

- '꼰대인턴'에서는 악역이었지만 밉지 않은 악역이었는데.

"처음에 작가님과 미팅할 때 밉지 않게 연기해 줄 수 있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리턴' 때 캐릭터 때문에 몸무게 66kg였던 걸 살을 찌웠다. '신입사관 구해령' 때도 조금 체중 증량을 하긴 했는데 '꼰대인턴' 하면서 너무 날카로워 보이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증량을 했다. 또 외적으로는 의상도 신경을 썼다. 사전에 1차 시안 작업할 때는 평범하지만 컬러풀한 의상을 봤었는데 좀 더 가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반바지도 입고 우의 같이 생긴 재킷도 입고. 연기적으로는 구어체로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애드립도 많이 했다."

- 한지은과의 러브라인 응원하는 의견도 많았는데.

"만족하는 편이다. 촬영 전에 작가님이 남궁준수는 이태리에게 처음에는 들이대지만 나중에는 남사친, 여사친처럼 발전이 되면 어떨까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다. 그래서 촬영할 때 들이대는 것도 진지하게 하지는 않으려고 했다. '이태리 없이 살 수 없어' 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결말도 좋은 것 같다. 진지한 관계보다 이성친구 같은 사이로 남았으니까."

- 전체 결말도 마음에 드나.

"마지막회 대본 받고서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꼰대인턴'의 매력인 것 같다. 가열찬이 망해버리니까. 뻔할 것 같은데 한 번 더 반전을 주는 게 좋았다. 그리고 부장과 다시 인턴으로 만나는 결말도 즐거웠다."

- 의외성이 돋보였다. OST가 다 트로트였던 것도 그렇고.

"요즘 워낙 핫한 분들이다 보니 서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작품에도 정말 잘 어울렸다. 스페셜 방송 때 얘기하긴 했지만 비둘기 사이로 손 잡고 지나가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는데 정말 그 장면은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이찬원 씨 '시절인연'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데 정말 예술이었다. 무슨 홍콩영화 같기도 했다. 손잡고 가는 데 비둘기가 날아가고 '가는 인연~'하면서 노래가 나오는 게 정말 최고였다."

- 영탁과는 연기도 같이했는데.

"어릴 때부터 알고 있는 사이라서 더 신기했다. 기자간담회 때도 그랬지만 스페셜 방송 촬영 때 정말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서로 많이 했다.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둘이 같이 방송국에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던 것 같다."

-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는데 뭐하고 지낼 예정인가.

"'미스터트롯' 정주행 중이다.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 즐겨보다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재미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잘 안 봤는데 '미스터트롯'은 다시 보니까 왜 인기가 있었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끝까지 쭉 볼 생각이고 다 보면 새로 산 게임도 할 예정이다."

- 배우로서의 계획도 궁금하다.

"이번 '꼰대인턴'은 이런 것도 잘한다고 증명하고 싶었다. 앞으로는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캐릭터 하고 싶다. 지금까지도 독특한 역할 많이 했지만 그래도 해보지 않았던 게 있다면 또 해보고 싶다. 다음 작품 얼른 고르고 싶다."

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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