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협회, 4일 ‘슈퍼매치’ 수원 파울 오심 인정
4일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가 오심으로 얼룩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0라운드는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한국 프로축구 대표 라이벌전 ‘슈퍼매치’로 펼쳐졌다. 전반전 종료까지 수원이 3-1로 앞서갔으나 후반전 내리 두 골을 넣은 서울의 반격에 경기는 3-3 극적인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무관중으로 열려 관중석엔 취재진과 방송팀 그리고 구단 및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뿐이 없었지만 마지막까지 치고받는 두 팀 경기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전까지 강등권에 머물던 두 팀의 경기가 화끈한 명승부로 마무리된 것을 두고 “역시 슈퍼매치”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열렬한 환호는 불과 나흘 만에 탄식으로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8일 “전날(7일) 심판소위원회에서 ‘슈퍼매치’ 당시 오심이 나온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K리그1, K리그2(2부) 심판 업무를 맡는 협회가 처음으로 오심을 인정한 사례다. 심판위원회가 언급한 오심은 수원이 3-2로 리드하던 후반 13분 서울에 범한 파울이다. 주심은 수원 수비수 양상민(36)이 서울 김진야(22)에게 한 태클을 파울로 보고 프리킥을 선언했다. 서울이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고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 이바녜즈(32)의 슈팅이 노동건(29) 골피커 펀칭에 막혔다. 곧바로 서울 고광민(32)이 세컨드 볼을 수비 방해 없이 발리슛으로 연결해 수원 골망을 갈랐다.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고 끝내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협회가 늦게라도 오심을 인정한 점은 향후 투명한 심판 판정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K리그1 상반기 최고의 명승부가 오심으로 얼룩진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이 오심으로 경기 향방이 완전히 바뀌었고,  2015년 4월 이후 17경기 만에 ‘슈퍼매치’ 승리를 꿈꾸던 수원은 다음을 기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장에서 취재한 미디어는 물론 K리그를 아끼는 축구팬에게 오심이 경기 결과를 바꿀 뻔했다는 가정은 허탈함으로 다가온다. 지난해부터 연맹이 경기 중 심판 재량으로 득점과 파울 상황을 비디오 판독하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s)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정작 해당 오심 장면에선 활용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번 사례로 “공정한 경기를 위해 등장한 VAR도 결국 심판의 선택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올 시즌 K리그1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보다 11경기나 줄어든 27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 + 스플릿 5라운드) 체제로 치러진다. 일정 축소로 매 경기가 1부 12개 팀에 중요하다. 한 경기 결과로 순위가 요동친다. 이런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 불거진 오심 논란은 각 팀의 동기부여를 떨어뜨린다. 연맹으로부터 심판 업무를 이관한 협회가 오심 재발 방지를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다. 탄성이 탄식으로 바뀌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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