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이버리스크 상품 개발 위해선 수익성이 확보되야"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랜섬웨이 감염 등 사이버리스크 확대가 보험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그래픽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등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되면서 해킹, 랜섬웨어 감염 등 사이버리스크 확대가 큰 화두다. 외부 인터넷망을 사용할 경우, 기업 내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외부 노출의 위험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실제로 국내 백신 프로그램 '알약'을 운용하는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 상반기 동안 총 34만9038건의 랜섬웨어 공격을 차단했다. 랜섬웨어란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뒤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말한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임직원이 개인 PC로 기업 내부망에 접속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증가하는 사이버위협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 이를 보상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 1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랜섬웨어 피해보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 IT보안 스타트업 '엑소스피어랩스'와 함께 개발한 상품으로, 보험료 월 4800원으로 중소기업이 랜섬웨어로 데이터 훼손·손해, 도난 등을 당할 경우 PC 1대당 최대 1000만원까지, 기업당 최대 1억원까지 보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 역시 지난 4월 IT보안 전문기업 '큐브피아'와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큐브피아와 함께 보안솔루션을 연계한 사이버보험 개발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을 상대로 사이버 보안상태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사이버리스크가 대두되는 건 이웃나라인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이버보험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

일본 현지 매체 '뉴스 스위치'의 지난달 20일 기사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 해상 등 사이버보험을 판매하는 대형 보험사들의 4~5월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가나스기 교조 일본 손해보험협회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환경에서 사이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정보 유출에 따른 손해배상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의 중단으로 인한 손해 등도 보상하는 상품이 이미 2012년부터 활성화됐다. 하지만 관련 시장을 일찍 형성한 일본 조차도 사이버보험의 위험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은 낮은 수준이다.

일본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5%가 사이버보험의 존재를 모른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33.5% 중 사이버보험 가입률은 고작 6.9%에 그쳤다.

국내 보험업계 역시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해선 수요 측정과 데이터 집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리스크 관련 상품 개발이 좀 더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수요가 측정돼 수익성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이버리스크 피해 규모 추산 자체가 미흡해 (관련 상품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데이터3법 통과로 데이터 활용이 기대된다"며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이버리스크 문제가 큰 화두다./픽사베이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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