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게임이 선언된 잠실구장. /이정인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운용의 묘가 아쉽다.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의 무리한 경기 운용 탓에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선수단은 헛심만 썼다.

LG-NC전이 열린 12일 서울 잠실구장. 이날 전국에는 장맛비가 내렸다. 잠실을 제외하고 광주(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 사직(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수원(삼성 라이온즈-KT 위즈) 경기가 줄줄이 취소됐다.

잠실에도 이날 경기 전부터 비가 내렸다. 서울엔 내일 모레까지 비 예보가 있는 상황.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이후 서울 지역 예상 강수량은 10~19mm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비가 점점 굵어졌지만, 심판진은 경기를 강행했다. 잠실과 강수량이 흡사했던 수원이 경기 시작 35분 전 취소된 것과 대조됐다.

그러나 비는 계속 내렸고, 심판진은 1회초 NC 공격이 끝난 뒤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1회 말이 진행되지 않은 과정에서 경기를 멈추자 류중일 LG 감독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후 비가 그치지 않았으나, 심판진은 경기 재개를 결정했다. 30분간 중단된 뒤 LG의 1회 말 공격로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적지 않은 양의 비가 계속 그라운드를 적셨다. 제대로 된 경기가 이뤄지긴 힘들었다. 이날 선발투수인 LG 김윤식과 NC 구창모는 매 이닝 스파이크에 잔뜩 박힌 흙을 털어내야 했다. 마운드가 미끄러워 정상적인 투구를 하기 어려웠다. 김윤식은 폭투와 견제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구장 관리인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2회 말 도중 마운드 정비작업을 하기도 했고, 3회 말 시작 전엔 다시 내야 흙 전체를 보강하고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렸고, 6시 50분에 경기가 다시 중단됐다.

구장 관리인들이 급히 나와 내야에 흙을 뿌리고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 방수포를 깔았지만, 비는 계속 내렸다. 중단 30분 뒤 그라운드에 나와 잔디를 만져보고 내야 흙 상태를 살피며 경기 속개 여부를 판단한 심판진은 결국 경기 시작 2시간 21분 만인 오후 7시 22분에 ‘우천 노게임’을 선언했다. 두 팀은 2-2로 맞선 상황에서 경기를 끝냈다.

김시진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의 운용에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 무리하게 경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양 팀 모두 헛심을 쓸 일은 없었다. NC와 LG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13일 오후 6시 30분 처음부터 다시 열린다. 7~8월 혹서기에는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서스펜디드 시행 세칙’에 따라 혹서기인 7~8월엔 서스펜디드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주말 3연전 중 취소된 경기에 한해 월요일에 경기를 진행한다. 잠실 경기를 포함해 이날 순연된 KT-삼성(수원), 한화-SK(대전), KIA-키움(광주), 롯데-두산(사직)전이 13일 오후 6시 30분부터 치러지게 됐다. LG는 이우찬, NC는 이재학을 선발로 예고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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