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미운 우리 새끼'가 다이어트 특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는 지난해 한차례 다이어트에 성공했지만 요요 현상으로 인해 다시 18kg가 증가한 가수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의 다이어트 재 도전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홍선영은 '컬러 체인지 다이어트'에 빠져 '블랙데이'라며 먹물 자장면, 콜라 검정콩 등 온갖 블랙 컬러의 음식들을 섭취했다. 이에 홍진영이 "너무 많이 먹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홍선영은 "한 색깔만 먹으니까 괜찮다"고 기적의 논리를 보였다.

그러면서 홍선영은 지방을 축적해주는 '뚱보균'에 대해 검사를 받고 싶다며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홍선영은 뚱보균이 51.9%, 일반균이 48.1%로 뚱보균 상위 10% 안쪽에 속하는 걸로 나타났다. 그러자 홍진영은 "그러니까 언니는 좋은 균이 18%밖에 없는 거야"라고 말하며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 홍선영이 "이 균은 유전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문가가 "유전일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고 이를 지켜보던 홍 자매의 母는 "나는 인정 못 하겠다"고 외쳐 폭소를 자아냈다. 이 장면은 이날 15.7%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 윤정수→김호중·홍선영으로 이어지는 다이어트 특집

홍선영이 '미우새'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거나 음식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먹방을 선보이는 모습들 뿐이다. 시청자에게 홍선영은 홍진영의 언니라는 정보밖에 없지만 그의 다이어트 일기는 아주 세세하게 그려졌다. 

그뿐만 아니다. '미우새'는 홍선영이 있기 전 김호중과 윤정수를 통해 다이어트 특집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미우새'에는 헬스 트레이너에게 치팅데이를 허락 받고 본격적인 먹방에 돌입한 김호중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호중은 군만두와 함께 캔 참치를 넣은 쫄면을 파김치에 싸서 입안 한가득 넣고 행복해하는가 하면 함께 사는 형들과 함께 집 앞 단골 치킨집을 찾았다. "치킨 나왔다"는 말에 벌떡 일어나 치킨을 영접하는 김호중의 모습은 이날 18.6%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다이어트 중인 호중은 "양심적으로 치킨은 못 먹는다"며 치킨 무와 강냉이만 흡입했다. 이때 형들은 "치킨 무 하나당 15kcal다"라며 "치킨 무 10개 먹으면 150kcal, 160kcal인 밥 한 공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고 김호중은 "그럼 차라리 밥을 시키자"며 "맨날 치킨 시키면 치킨 무 두 개씩 먹었는데 살찌는 이유가 있었다"며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더불어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윤정수의 간장 다이어트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윤정수는 남창희와 함께 박수홍의 집을 찾았다. 윤정수는 "박수홍 형과 냉장고 내기할 때 94kg이었다. 악착같이 다이어트하고 병원도 다닐 때 79kg였다"며 "지금 요요로 87~88kg 정도까지 쪘다"고 고백했다. 이에 박수홍은 "널 위해 준비했다. 조선 시대 궁녀들이 왕한테 간택 받기 위해 했던 다이어트가 간장 다이어트다. 인터넷에서도 간장 다이어트 후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며 간장을 꺼냈고 박수홍과 남창희는 거실에서 윤정수의 몸에 간장을 바르기 시작했고 욕실에 간장을 채워 몸을 담그는 다소 엽기적인 행각을 선보였다.

■ 관련 없는 콘텐츠가 만든 악플

이처럼 '미우새'가 다이어트 특집에 진심이 되는 동안 그로 인한 시청자의 불편함은 고스란히 출연자의 몫이 됐다. 

특히 지난 6일 홍선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쪼끔 상처받았어. 내가 님한테 뭘 그리 잘못했는지. 화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날 티비에서 볼 때마다 거친 말을 하는 당신을 보면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근데 이번엔 좀 너무 갔다. 나 그만 미워해라.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나를 보는 것만으로 싫어하면 나도 사람인지라 좀 그렇다. 당분간 집에 있어야겠다. 급 우울해진다"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악성 DM(다이렉트 메시지)도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한 네티즌은 "제발 방송에 안 나오면 안 되냐. 솔직히 동생이 홍진영인 거 외에는 잘난 게 뭐가 있냐. 얼굴이 예뻐? 성격이 호감이야? 아니면 방송에 나올 정도로 특출난 게 뭐가 있냐"고 비난한 내용이 담겼다.

홍선영이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홍선영과 홍진영 모두 '미우새'로부터 시작된 악플로 고통을 호소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선영은 동생 홍진영과 함께 지난 2018년 '미우새'에 합류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다이어트와 먹방으로 콘텐츠가 계속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불편을 샀다. 한두 번은 신선하다는 반응이었지만 계속 반복되면서 "그만 보고 싶다"는 의견이 계속 이어졌다. 

'미우새'는 결혼을 바라는 부모와 아직은 혼자의 삶이 편한 자식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 공식 홈페이지에도 프로그램 소개에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육아일기라는 장치를 통해 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쓰여 있다. 홍선영이 '미우새'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애초의 기획 의도, 프로그램의 방향성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결국 문제의 시작은 '미우새' 제작진에게 있다. 홍선영이 살을 빼지 않는다고 구박하는 모습부터 다이어트하는 모습, 이후 다이어트에 성공하지만 요요 현상을 겪고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과정까지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처음의 신선함은 결국 식상함과 분노 유발로 변질됐다. 물론 악플이 먼저 근절되어야 하는 게 맞지만 악플을 유도하는 게 제작진의 식상한 기획력 때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진=SBS, 홍선영 인스타그램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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