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메시, 올시즌 20-20 클럽 달성
손흥민 10-10 가입, '만능공격수' 입증
손흥민(오른쪽)이 13일 끝난 아스널과 북런던더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2000년대 이전까지 '축구는 기록의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평가 받았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인데, 득점 수치가 다른 세부 기록들과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분석이 발달하면서 축구 역시 기록의 스포츠로 변하고 있다. 방대한 빅데이터 속에서 분석이 이뤄지고, 객관적인 기록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공격점유율, 1 대 1 수비성공률, 세컨드 어시스트 등의 세부 기록들이 재미를 더하고 있는 지금도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골과 도움이다. 특히, 공격수라면 골과 도움 숫자가 바로미터가 되기 마련이다. 다른 종목보다 득점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는 축구의 특성상 개인이 한 시즌 동안 두 자릿 수 득점과 도움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야구의 10승보다 더 어려운 게 축구의 10골 혹은 10도움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손흥민이 13일 아스널전에서 전반 19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10-10 클럽(10골 이상-10도움 이상) 가입에 성공했다. 13일(이하 한국 시각) 아스널과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올 시즌 EPL 10골 10도움을 마크했다. 4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 고지를 밟았고, 10개의 도움으로 10-10 달성을 이뤄냈다. 13일 기준으로 올 시즌 EPL에서 10-10 클럽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손흥민과 케빈 데 브라위너(29·맨체스터 시티·11골 18도움)가 유이하다.

골과 도움 숫자가 모두 많다는 것은 해결사와 도우미 구실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는 의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부터 원톱,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를 고루 소화하며 날아올랐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임무를 곧잘 맡았고, 양 발을 활용해 득점포를 가동했다. 최근에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변신해 어시스트 숫자를 늘렸다. 넣을 때 넣고, 도울 때 도와주며 토트넘의 만능공격수로 진화해 10-10 달성에 성공한 셈이다.

메시는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0-20 달성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개인적으로 10-10 클럽과 관련해 가장 큰 임팩트를 남긴 선수는 1990년대 K리그 포항에서 활약한 '추억의 스타' 라데 보그다노비치(50·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다. 큰 키에 유연함까지 갖춘 그는 포항의 공격축구를 이끌며 K리그 최고 외국인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황선홍(52)과 최강 투톱을 이뤘고, 1996년엔 K리그 사상 첫 10-10 클럽 가입을 이뤘다. 지금보다 경기 수가 적고 저득점 양상을 띈 상황에서 이룬 10-10이라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축구를 국내에서 보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라데의 10-10 달성은 '미친 기록'으로 여겨졌다.

12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3·FC 바르셀로나)가 기념비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레알 바야돌리드와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바르셀로나 1-0 승리)을 배달하며 시즌 20호 어시스트를 신고했다. 올 시즌 22골-20도움으로 20-20 클럽에 가입했다. 아스널의 '킹'이었던 티에리 앙리(43)에 이어 유럽 빅리그 두 번째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1경기 1공격포인트 이상을 적립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미친 활약'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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