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외 증설 및 기술력 보유로 시장 점유율·성장률 높여
SK이노베이션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현황. /SK이노베이션 제공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60년간 정유사업을 영위해 온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면서 구조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래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산업에서 배터리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고자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13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사내 홍보채널 스키노뉴스의 영문판에 전날 기고한 칼럼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Top 3를 목표로 삼았다”고 선포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82년부터 종합 에너지 기업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축적 배터리 시스템을 미래 사업으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후발주자로 알려져 있지만 글로벌 투자에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 배터리 사업장을 시작으로 해외 첫 공장인 창저우 사업장을 비롯해 공격적인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우선 서산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4.7기가와트시(GWh)로 늘렸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창저우와 헝가리 코마롬에 각각 7.5GWh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며 총 19.7GWh로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정부와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식을 체결했다. 총 9억4000만 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해 2공장을 설립하고 오는 2023년부터 연간 생산능력 11.7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정비할 계획이다.

배터리 1공장 9.8GWh를 추가하면 미국에서만 연간 43만대 전기차에 납품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출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0GWh 수준에서 2023년 71GWh 규모로 늘고 2025년에는 10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능력 현재와 전망치. /SK이노베이션 공식 유튜브 캡처

이같은 SK이노베이션의 선제적 투자는 기술력에서 바탕이 됐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9½½(구반반) 배터리는 니켈90%와 코발트5%, 망간5%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의 힘과 주행거리를 확대하는 니켈의 비중이 높아 차세대 전지로 꼽힌다. 한 번 충전으로 500~700km를 달릴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 유용하다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시장 점유율과 성장률을 높이며 사업 변화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4.1%로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7위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3사에서는 3위를 차지했으나 성장률 부문에서는 1위인 LG화학의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에 1조77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중 정유사업에서 영업손실은 1조6360억원에 해당한다. 전체 영업손실 92%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의 수익성 하락에 따라 무게 중심을 점차 배터리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정유사업의 영업손실과 더불어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려하는 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정유·화학·에너지 분야에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은 미래를 예측하고 세계 시장을 넓혀가는 데 의미가 있다”며 “리드타임(제품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익성은 천천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사업 부문 전환에 대해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격적인 중대형 배터리 증설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이 꾸준히 이뤄져 실적으로 보답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혜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