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이 대한 보상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1조 70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피해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펀드 판매사의 투자금 선지급, 선보상 등으로 수습되는 가운데, '제2의 라임 사태'로 평가되는 옵티머스펀드의 환매중단 사태 해법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옵티머스펀드 판매사 중 한 곳인 한국투자증권이 아무런 조건없이 투자 원금의 70%를 선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다른 판매사들의 입장은 다소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업계 일각에선 앞선 라임 펀드 사태의 진행상황 등을 감안하면 결국 판매사들이 투자금 일부를 선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한 해법으로 지목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이사회를 앞두고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구체적인 유동성 공급 방법이나 시기 등은 미정인 상태다.

현재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중 환매가 연기됐거나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펀드 규모는 43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한 개인투자자 수는 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에 대한)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방안 중 하나로 선지급을 검토중"이라면서 "다만 구체적인 지급 방법과 규모, 일자 등은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야해 결정이 나기까진 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빠른 선지급 방침을 밝힌 한국투자증권과는 다소 입장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주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투자원금의 70% 가량을 일괄 지급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만기가 연장된 옵티머스 헤르메스 전문투자 제1호(167억) 뿐만 아니라 만기가 내년 1월 예정인 옵티머스 가우스 전문투자 제1호(120억) 투자자까지 모두 선지급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나머지 30% 투자금에 대해서는 펀드 자산 실사 결과 등을 고려해 오는 9월 30일까지 지급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의 피해 상황을 고려해 판매사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신속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라임 펀드 선지급 방안과 유사한 수준에서 옵티머스 펀드 사태도 절충안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투자원금의 50%에서 70% 사이 수준에서 선지급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은행과 증권사 등 라임 펀드 판매사들은 펀드 환매 중단액 1조6679억원 중 약 70%에 달하는 1조1695억원에 대해 사적 화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이 마무리 되기까진 대략 5∼6년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빠른 해법 찾기에 나선 셈이다.

사적 화해는 일반적으로 선보상과 선지급으로 나뉘는데, 선보상의 경우 투자금 일부를 조건없이 돌려주는 대신 이를 투자자가 받아들이면 향후 소송이나 민원 등을 제기할 수 없다. 반면 선지급은 원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것으로, 이후 펀드 자산 회수, 분쟁조정 결정 등에 따라 보상 비율이 확정되면 사후 정산을 할 수 있다.

앞서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우리·하나·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 등 7개 은행과 대신증권은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급 방안을, 신한금융투자와 신영증권은 선보상 방안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매가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들이 투자자에 대한 보상 방안을 검토중이다./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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