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토트넘 손흥민, 아스널전서 리그 10호 골ㆍ도움
아스널전서 리그 10호골에 성공한 토트넘 손흥민. /토트넘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손흥민(28ㆍ토트넘 홋스퍼)이 2019-2020시즌 10-10 클럽(10골 이상-10도움 이상)에 가입했다.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로 온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아울러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도 달성했다. EPL 단일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은 정상급 공격수의 지표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넘어 EPL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 ‘1골 1도움’ 아스널전 원맨쇼로 극복한 아홉수

손흥민은 13일(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런던 더비’ 라이벌 아스널과 2019-2020 EPL 35라운드에 해리 케인(27)과 함께 4-4-2 전형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19분 아스널 수비수 세아드 콜라시나츠(27)의 패스를 가로채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28)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인 2월 16일 애스턴 빌라와 26라운드 원정경기(3-2 승) 이후 약 5개월 만에 터뜨린 득점이다. 올 시즌 리그 10호이자 시즌 17호골이다. 지난달 리그 재개 이후 그를 억누른 5경기 무득점 고리도 확실하게 끊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경기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후반 36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의 헤더골을 도왔다. 리그 10호, 시즌 12호 도움이다. 손흥민 원맨쇼에 힘입어 토트넘이 아스널을 2-1로 제압하고 14승 10무 11패 승점 52를 마크했다. 지난 34라운드까지 9골 9도움으로 ‘아홉수’에 걸렸던 손흥민은 이날 1골 1도움을 추가해 마침내 시즌 10-10 고지를 밟았다.

아스널전서 동점골에 성공하는 토트넘 손흥민. /토트넘 트위터

◆ EPL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

손흥민의 10-10 달성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올 시즌 35라운드까지 치른 EPL에서 10-1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손흥민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위너(29ㆍ11골 18도움) 단 둘뿐이다. EPL을 넘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데 브라위너와 현재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뜻이다. 데 브라위너가 토트넘보다 선수층이 두꺼운 맨시티에서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10-10을 작성한 것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기록은 더욱 대단하다. 지난 시즌 EPL에서 10-10을 올린 선수는 첼시 소속이던 에당 아자르(29ㆍ레알 마드리드, 16골 15도움)와 맨시티 라힘 스털링(26ㆍ17골 10도움) 단 두 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10-10은 평범한 선수라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대기록이다.

아울러 EPL을 누빈 아시아 선수로서도 최초의 기록이다. 그동안 한국을 포함해 일본, 이란, 호주 등 다양한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선수가 잉글랜드에서 뛰었지만 10-10을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손흥민이 ‘전인미답(前人未踏)’ 길을 개척한 셈이다. 10-10과 함께 주목받는 기록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34경기 14골 8도움, 2017-2018시즌 37경기 12골 6도움, 2018-2019시즌 31경기 12골 7도움에 이어 올 시즌도 27경기 10골 10도움으로 활약 중이다. 역시 아시아 선수로 이 부문 최초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공격 올라운더’다. /토트넘 트위터

◆ 전문가 이구동성 “정상급 공격수 자격 입증”

전문가는 손흥민의 10-10이 공격수로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설명한다. 차상엽 JTBC 골프앤스포츠 축구 해설위원은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골은 당연히 공격수의 능력을 알 수 있는 척도다. 유럽에서도 10골이냐, 9골이냐는 큰 차이다. ‘두 자릿수 득점은 정상급 공격수의 기본’이라고들 한다”며 “손흥민이 조제 무리뉴(57) 감독 부임 이후 부진하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에 훈련소에 부상에도 두 자릿수 득점이면 올 시즌도 정상급 공격수라는 걸 증명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2선 자원인 손흥민이 득점뿐만 아니라 도움도 두 자릿수인 건 ‘공격 올라운더’라는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라며 “다른 2선 선수와 비교하면 손흥민이 골은 적어도 도움이 많거나, 골이 많은 대신 도움은 적거나 할 텐데 두 부분 다 두 자릿수라는 건 ‘공격 올라운더’라는 점을 증명하는 수치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도 이날 본지에 “10-10은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극소수 공격 자원만 가능한 기록이다. 손흥민이 최고 수준 리그에서 최고 수준 다재다능한 선수가 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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