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한 담론이 봇물을 이룬다.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코로나이후 세계는 분명히 이전과 는 다른 세상이 될 것이다. 

미래 사회모습에 대한 다양한 전망만큼 분분한 이슈가 경제회복에 대한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V자, U자, L자, W자 등 여러 유형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경제회복 전망이 코로나이후 경제예측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일 것이다. 

증시 호조, 소비 반등 등을 이유로 V자 회복모델을 예상하는가하면, 최근 들어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불거지면서 회복세가 매우 더딘 나이키 로고형태나 L자형 장기침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기 전에는 W자형 더블딥이 도사린다는 경고가 있지만,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면 U자형의 빠른 상승을 예상하는 기대도 상당하다. 아무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된 경제가 어떤 궤적을 그리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과거 경제위기의 학습효과로 예견되는 회복경로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미국의 피터 앳워터 위리엄&마리대 교수가 지적한 K자 모형의 경기회복 가능성이다. K자 형태가 상징하듯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빠르게 상승하는 부문이 있는가하면, 오히려 하락하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위기 때마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듯이 코로나19 사태가 빈곤층 상승의 우려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었다. 시장전망치를 20%이상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다. 경기선행지표인 종합주가지수는 2,200선대에 근접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들 수치만 본다면 코로나 위기국면을 극복하고 V자 반등을 한 모양새다. 

글로벌기술을 보유한 IT, 바이오 관련기업이나 부유층은 코로나로 인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언제나 그랬듯이 경제위기의 피해는 하위계층을 겨냥한다.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는 경제위기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고 회복도 오래 걸린다. 

코로나 여파의 확산과 경제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비대면접촉의 일상 속 심화와 디지털 경제전환의 가속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한가운데서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하위계층이 정책수혜에서 외면 받는다면 양극화 골은 더욱 깊어진다. 이미 우리는 부동산 자산가치의 양극화로 계층 간 위화감 조성 등 되돌리기 힘든 사회적 부작용을 앓고 있다. 경제회복에서 나타나는 성장과 소득의 불균형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배려가 뒷받침되어야하는 이유다. 

양극화의 가장 부정적 결과는 중산층의 몰락이다. 이는 한 국가의 경제 성장과 사회 통합의 버팀목을 잃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양극화라는 ‘경제회복의 함정’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양극화가 ‘평균(중산층)의 종말’과 ‘장기 침체(L자형)’를 불러와 코로나 사태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위기의 기회를 낭비하지 말자. 모든 계층이 함께하는 ‘상생의 가치’가 경제회복의 핵심 키워드가 되어야 한다. 

이치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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