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업계, 자동차 한방치료 기준 마련 재차 강조
자동차보험 한방치료가 보험사의 손해율을 올리는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자동차보험 한방치료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보험업계는 한방치료의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9개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9%로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활동 자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7~8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거 이동이 예상돼 손해율이 하반기에도 개선세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회 입법조사처가 '한방치료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잡아먹는다'는 손해보험업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공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9년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 1조5558억원 중 양방(의과) 진료비는 1조1903억원(약 76.50%)을, 한방 진료비는 3576억원(약 22.98%)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 2조2142억 중 양방 진료비는 1조2497억(56.43%)을, 한방 진료비는 9569억원(약 43.21%)을 기록했다.

4년 새 자동차 사고자의 양방치료 비율은 줄고 한방치료는 늘어난 것이다.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경상환자의 한방진료 비중 증가에 있다.

지난해 자동차 사고자의 다발생 상병 중 ▲목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이 1순위,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이 2순위로 집계됐다.

두 상병의 양방(의과)과 한방 환자수는 각각 148만1060명, 114만7118명이었지만 진료비는 3383억원, 750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방이 환자수는 더 적은데 진료비는 오히려 더 많이 지출된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0일 입법·정책보고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의 현황과 개선과제'를 통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진료수가기준 심의의결기구 신설 ▲한방진료비의 합리적인 세부심사기준 마련 등을 제시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는 진료수가기준이 없거나 진료수가기준의 수립 지연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를 심사하는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방치료는 한번에 첩약을 10일치씩 처방하는 등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이를 심의하기 위한 의결기구 신설과 한방진료비에 대한 합리적인 세부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선 한방업계와의 조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한방업계는 이 제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방업계 관계자는 "전문심사기관은 보험사의 입김으로 설립될 것이 뻔하게 예상된다"며 "진료비 청구금액 삭감과 축소를 목적으로 한방업계의 업무를 전혀 모르고 주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자동차 한방치료의 기준 마련을 재차 강조했다./픽사베이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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