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시환(가운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화 이글스 마운드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희미했던 탈꼴찌의 희망도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한화는 13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서 4-2로 승리하며 무려 29일 만에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지난달 12~14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2승 1패) 이후 8시리즈 만에 이룬 쾌거다.

이날 한화 선발 장시환(33)은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으며 2안타 1실점으로 SK 타선을 꽁꽁 묶으며 시즌 2승(4패)째를 올렸다. 장시환이 승리를 거둔 것은 5월 7일 문학 SK전 이후 67일 만이다.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장시환은 시즌 첫 6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7.48로 부진했다. 그러나 한 차례 2군에 다녀온 뒤 반등했다. 지난달 18일 1군 복귀 후 5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28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1.93로 특급 투구를 하고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승에 그쳤지만, 이 기간 평균자책점 5위, 이닝 4위, 탈삼진 3위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시환이 토종에이스로 안착하면서 한화 선발진도 계산이 서기 시작했다. 워윅 서폴드(30), 장시환 원투펀치를 필두로 젊은 피 김범수, 김민우(이상 25)가 최근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범수는 최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회 포함 3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했다. 김민우도 3경기 연속 5이닝을 던지며 개인 2연승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강속구 유망주 김진욱(20)이 선발진에 가세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던 11일 대전 SK전에서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을 던지며 4.1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했다. 최원호(47) 감독 대행은 "훌륭한 투구를 했다"며 한 번 더 선발 기회를 부여할 뜻을 밝혔다.

최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외국 투수 채드 벨(31)이 걱정거리로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로테이션 구색을 갖춘 모양새다.

강재민. /OSEN

불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즌 초 한화 불펜엔 안영명(36), 신정락(33), 임준섭(31), 이태양(30) 등 베테랑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원호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편됐다. 최 대행은 2군 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봤던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며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윤대경(26), 문동욱(28), 황영국(25), 송용준(28), 강재민(23), 김종수(26) 등 새 얼굴이 전면에 등장했다. 황영국은 박상원(26)과 함께 필승조로 활약 중이다. 추격조 임무를 맡은 윤대경은 13경기 평균자책점 2.13으로 짠물투를 펼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대졸 신인 강재민은 8경기에서 2홀드에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김종수도 최근 2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했다. 최 대행은 “윤대경, 강재민, 황영국 등 젊은 선수들이 불펜에서 잘해주고 있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했던 뒷문도 수호신 정우람의 복귀로 안정을 찾았다. 정우람은 10일 SK전서 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부진했지만, 13일 SK전에선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반등의 성공 열쇠는 ‘신구 조화’다. 한화가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들의 조화가 이뤄진 마운드를 앞세워 반전을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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