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항-수원 논란의 정심 판정에 시끌
11일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경기. 두 팀은 1-1로 비겨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이 10라운드와 11라운드에 연거푸 발생한 판정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공교롭게도 두 문제에 모두 얽힌 수원 삼성은 각각 오심과 정심으로 희생양이 됐다. 특히 11일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의 11라운드 맞대결 당시 결과를 바꾼 오프사이드 정심 판정이 난해해 향후 K리그1과 K리그2(2부)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 KFA 심판위 “타가트 오프사이드 판정은 정심”

올해부터 K리그 심판 업무를 총괄하는 대한축구협회(KFA) 심판위원회는 13일 포항과 수원의 K리그1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나온 오프사이드 판정에 관해 언론 브리핑을 열었다. 주심이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은 김민우의 골 장면을 ‘정심’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 1-1로 팽팽하던 후반 39분 수원 염기훈(37)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포항 골키퍼 강현무(25)가 펀칭으로 막아냈고, 세컨드 볼을 따낸 수원 김민우(30)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주심이 VAR(Video Assistant Referees)로 해당 상황을 확인한 끝에 김민우의 슈팅 전 강현무 앞에 선 수원 아담 타가트(27)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해 결국 노(No) 골을 선언했다. 타가트와 강현무 사이 접촉은 없었다.

원창호 심판위원장은 중계 화면엔 나오지 않는 골대 위쪽 카메라 영상을 제시하며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플레이하는 부분을 차단했는지를 보게 돼 있다. 김민우가 슈팅하는 것을 타가트로 인해 강현무가 볼 수 없는 상황이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첫째로 타가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지를 봐야 한다. 타가트 발이 안쪽에 들어가 있다. 위치는 오프사이드가 맞다”며 “두 번째는 방해했는지를 봐야 한다. 논쟁이 되는 부분에 대해선 또 한 가지 판단해야 할 게 있다. 강현무가 쓰러져서 땅을 보고 있거나 공을 보려는 의지가 없다면 또 다른 판정이 나왔을 것이다. 플레이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원 위원장은 이어 “강현무는 공을 보고 일어서는 동작을 했다. 여기서 공이 안 보였기 때문에 다음 동작을 할 수 없다. 바닥을 보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거나 쓰러지는 동작이면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강현무는 일어서 있고 공을 주시하려 하는데 안 보이는 상황이다. 동작 자체를 취할 수 없다. 발을 쓸 수도 있는 거고 일어나서 최소한의 동작을 해야 하는데 잠깐이라도 그걸 하지 못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선 슈팅하는 순간 팀 동료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더라도 터치하지 않거나 골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 득점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골키퍼 시야를 방해한다면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원 위원장의 설명은 타가트가 강현무의 동작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수원 삼성 선수단. /한국프로추국연맹

◆ 수원 관계자 “판정은 존중, 재발 없어야”

정심으로 인정한 심판위 판단에 논란이 남았다. 타가트의 움직임을 시야 방해로 간주한다면 향후 K리그 경기에서 이를 역이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골키퍼가 혼전 상황에서 실점하더라도 상대 공격수 앞으로 이동해 시야를 방해 받았다고 주장한다면 골 판정이 뒤바뀔 여지가 있다. 수원 관계자가 “상대가 슈팅을 할 때 골키퍼가 안 막고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격수 뒤로 숨어버리면 전부 다 골 취소가 되냐”고 반론을 제시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심판위는 2018년 10월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클럽 브뤼헤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발생한 오프사이드 규정 사례를 제시하며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수원 관계자는 해당 장면이 포항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사례 영상에선 공격수가 골키퍼의 시야를 가렸지만 포항전에서 타가트는 시야를 방해하지 않았다. 강현무가 팀 동료와 부딪혀 타가트 뒤로 떨어졌다. 타가트는 충돌을 피하려고 발을 뺐다”고 설명했다.

이미 5일 FC서울과 10라운드 ‘슈퍼매치’에서도 후반전 동점골 빌미가 된 파울 장면을 심판위가 오심으로 인정해 분루를 삼킨 수원은 이번 정심 판정에 또다시 울었다. 두 경기 결과가 심판의 판단으로 바뀔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수원 관계자는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전날 언론 브리핑과 관련해 “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아무리 판단해 봐도 정상적인 골 과정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심판위원회에서 판정을 내렸다. 구단에선 존중해야 한다”며 “판정 시비가 이제는 없길 바란다. 오심이나 이런 문제도 더욱더 전향적으로 판단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차례나 판정 논란에 휩싸인 데 관해선 “안타까워해도 달라질 게 없다. 이런 문제가 재발하면 안 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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