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폴드.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화 이글스가 예상치 못한 외인 원투펀치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의 에이스 워윅 서폴드(30)는 14일 수원 KT 위즈전서 5.2이닝 동안 9안타 2홈런 1볼넷 5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2-7로 완패했다.

이날 서폴드는 초반부터 잇달아 실점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홈런 2개 등 장타를 4개나 맞으며 활화산 같은 KT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에이스는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줘야 하지만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개막 초반 홀로 마운드를 지탱하며 에이스 노릇을 했던 서폴드는 6월 이후 부진에 빠졌다. 6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4.45였고, 이날 경기 전까지 7월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ERA) 7.94에 머물렀다. 2일 KIA전에서 5.1이닝 10피안타 6실점, 8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까지 6~7월 8경기에서 47.1이닝에서 31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192.1이닝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많은 공을 던진 탓인지 현저하게 구위가 떨어졌다.

한화는 최근 토종 선발진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민우(25)는 최근 2경기에서 ERA 0.87(10.1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2연승을 거뒀고, 장시환(33)도 최근 5경기에서 QS 2회를 포함해 1승, ERA 1.93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김범수(25) 역시 3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진에 안착했다. 그러나 정작 ‘상수’라고 믿었던 외국인 투수들이 동반 부진으로 좋은 흐름을 끊고 있다.  

다른 외국인 투수 채드 벨(31)도 올 시즌 8경기에서 무승 6패 평균자책점 7.96에 그치고 있다. 현재까지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1승도 기록하지 못한 건 벨이 유일하다. 팔꿈치 부상으로 5월 말에 복귀한 그는 부진을 거듭하다 최근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불펜 전향이 검토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원호(57) 감독대행은 “벨의 구간별 투구 내용을 분석하면 1~20구 사이가 가장 좋지 않다. 대신 40~60구 사이가 가장 좋았다"며 "팔꿈치 문제가 있는데 (불펜에서 활용했다가) 몸을 푸는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벨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폴드와 벨은 지난해 한화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지난 시즌 팀 최초로 외인 동반 10승을 달성했다. 서폴드는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1, 벨은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공이 더욱 좋아졌고, 이닝이터로서 능력도 충분히 보여줬기에 기대가 컸다. 인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아 ‘장수 외인’이 될 가능성이 보였다. 한화는 서폴드와 총액 130만 달러(한화 약 15억6000만 원), 벨과 총액 110만 달러(약 13억2000만 원)의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 시즌 만에 백조에서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인 교체가 쉽지 않다. 탈꼴찌를 노리는 한화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수원=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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