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송진현]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초 임원진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보통 연말에 이뤄지던 큰 폭의 인사를 반년이나 앞당겨 실시한 것이다.

이번 우리은행 인사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디지털 부문의 역량 강화다. 박완식 개인그룹장 상무에게 디지털금융그룹장을 겸임토록 했다. 은행 영업점의 예금과 대출을 총괄하는 개인그룹장으로 하여금 디지털금융도 이끌도록 해 디지털 영업을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박 그룹장은 우리은행 광진성동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탁월한 실적을 내는 등 영업현장을 꿰뜷고 있는 인물이다. 아울러 황원철 상무는 이번에 신설된 디지털금융그룹 산하 DT(Digital Transformation) 추진단을 맡도록 했다. DT추진단은 인공지능사업부와 빅데이터사업부, 스마트앱개발부, 디지털사업부를 관장한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손태승 회장의 디지털 역량 극대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 등 디지털화에 의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손 회장의 디지털에 대한 의지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열린 우리금융그룹 하반기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고객은 물론 기업이나 직원들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맞고 있다”고 전제하고 “코로나로 인한 세상의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하반기 핵심 대응전략으로 디지털 혁신과 고객중심 경영강화 등을 제시했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객들도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기보다는 온라인으로 은행업무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만큼 디지털 혁신과 고객중심 경영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손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수년전부터 핀테크의 발달로 은행의 점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핀테크에 강한 기업이 금융산업의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에서도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손태승 회장으로선 정확한 현실 진단아래 향후 나아갈 바를 발빠르게 설정하고 과감하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말로만 디지털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체계도 정비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경영 환경이 변하면 그에 따라 기업의 경영전략도 수정되어야 생존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IMF 직후 공적자금이 투여되면서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은 우리금융그룹은 민영화 이후 지주사를 재출범시킨 것이 1년 남짓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아직 외형이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금융그룹의 모태인 우리은행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의 시대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맨 앞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는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임직원이 하나가 된다면 1등 금융그룹으로의 도약도 결코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손회장은 최근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등 환경문제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UN참전용사 후손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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