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획일적 ERP 구조 탈피 가속화…전문 유지보수 업체 통한 비용절감↑
 2020년 ERP 시장 마케팅은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 제공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디지털 뉴딜 세부 계획이 발표되면서 정부와 기업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조직 디지털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자정부, 기업 데이터베이스(DB) 클라우드 이전 등 소프트웨어(SW)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대거 증가했다. 이에 보안과 유지보수 서비스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비용절감을 위해 제3자(서드파티) SW 유지보수 서비스를 택하는 기업이 늘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SW 조직 개편이 이미 시작되고 있어 유관 업계 동향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LG는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 계열사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단일화를 추진한다. 현재 LG는 계열사별로 SAP와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혼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강조하면서 업무 시스템 통합,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프로젝트 주관 업체 선정에는 SAP와 오라클이 경쟁하고 있다. SAP는 현재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 전 계열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은 국내 최대 ERP 서비스 고객인 LG그룹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두 기업은 이번 LG그룹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다만 국내에서는 LG전자, 포스코, 대한항공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SAP ERP를 사용하고 있어 한국 시장 경쟁력은 SAP가 좀 더 우위에 있다.

최근에는 ERP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연동이 필수로 여겨지는 추세다. 때문에 ERP 고객 확보가 DBMS 고객 확보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울러 이번 LG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 수주 시 최소 10년간 연 최대 1000억원에 이르는 유지보수 서비스 매출도 보장될 가능성이 높아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SAP(왼쪽), 오라클 CI /각사제공

이렇게 ERP와 DBMS가 기업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은 사후 유지보수 비용절감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SW 구매와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업체를 구분하면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SAP나 오라클 등 기업용 SW 제공사는 매년 구매비용 20% 정도의 유지보수 비용을 요구한다. 반면 서드파티 SW 유지보수 업체는 단일 벤더(브랜드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유지보수 비용 대비 평균 50%에서 최대 90% 저렴한 서비스 비용으로 갱졍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유지보수 기술 전문 엔지니어를 통한 질 높은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만족도까지 높여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SW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 규모는 415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엔 1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SW 유지보수 업체 시장 성장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SW 유지보수 전문업체 리미니스트리트 김현호 상무는 "SW 유지보수 비용 절감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최근 크게 늘고있다"며 "단일 벤더에 종속되지 말고 전문 유지보수 업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 기업 재정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이제는 SW 사후 관리도 제공사 중심이 아니라 개별 상황을 고려한 고객사 중심으로 개편돼야 할 때"라고 말해 서드파티 SW 유지보수 서비스 기업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강조했다.

'탈(脫)오라클'을 선언한 카카오는 지난 5월 리미트스트리트와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자사 IT 인력을 보다 중요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점진적으로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로 이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관 이후에도 DBMS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 "리미니스트리트로부터 즉각적인 대응 서비스와 전문성이 보장되는 전문 엔지니어가 배정돼 더욱 신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미니스트리트는 전 세계 고객사에 대해 문제 발생 시 ‘5분 응대’서비스를 제공하는 발 빠른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오라클, SAP가 제공하는 기본 DBMS 외에 각 기업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CBO(Customer Built in Object) SW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지난해 5월 현대자동차도 3년 내에 오라클 DB 위주의 ERP기반 DBMS 구조를 개편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행보는 디지털 뉴딜과 맞물려 SW 유지보수 시장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리미니스트리트 등 안정적 DB 이관을 도와줄 파트너가 늘면서 오라클이나 SAP 등 대형 SW 제공사 생태계를 벗어날 환경이 충분히 갖춰졌다"며 "연내 오라클 DB 이관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업계에 좋은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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