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중국이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이유로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끝내는 행정명령과 제재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당일 저녁 주중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보복을 경고하는 강수를 뒀다.
1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홍콩 제재 조치에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외국 대사를 초치할 경우 대외적으로 밝히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사 초치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불만이 크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 부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홍콩 보안법을 악의적으로 헐뜯고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취소했으며 중국 기관과 개인에 대한 위협을 가했다"며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고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자신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관련 기관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포함해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필요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쩌광 부부장은 브랜스태드 대사에게 홍콩이 중국의 특별행정구라고 강조하면서 "홍콩 보안법 제정은 중국 내정으로 누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보안법은 국가 분열, 테러 조직 등 국가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이 법은 중국의 주권 수호와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심은 홍콩 인민의 '민주'나 '자유'가 아니라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억제하려는 것으로 이는 영원히 실현될 수 없다"면서 "미국은 홍콩 자치법안과 행정 명령을 시행하지 말고 내정 간섭을 하지 말길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정 부부장은 최근 미국이 신장, 티베트, 남중국해 등 여러 문제에서 중국 내정을 간섭해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횡포와 불공평한 대우는 중국의 완강한 반격을 받을 것이며 중국의 발전을 막으려는 미국의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모독과 도발을 중지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않고 즉각 개선하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의 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에 대한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으며 그 이후 행정부는 후속 절차를 진행 해왔다.
한편, 정 부부장은 광둥(廣東)성 출신으로 화남사범대 외국어과를 졸업한 뒤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유학했으며 외교부 북미주대양주사 사장, 난징(南京)시 부시장, 외교부 부장조리 등을 거쳤다.
마재완 기자 jwm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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